비만이 새기는 대장 점막 위 흔적··· 대장암으로 이어질 가능성 키운다
대장에서 발견되는 용종은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비만 환자의 대장 점막에서는 대장암과 관련된 분자 차원의 변화가 시작돼 암 발생 후에는 암세포 성장에 유리한 쪽으로 주변 면역환경까지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호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유전학·정밀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지놈의학(Genome Medicine)’에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조직 속 세포들이 어느 위치에서 어떤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첨단 기법인 ‘공간전사체’ 기술을 이용해 대장암 환자의 조직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만 환자의 대장 점막을 현미경으로 봤을 때는 정상처럼 관찰되더라도 이미 암과 관련된 분자 수준에서의 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변화는 암이 발생한 뒤까지 이어져 ‘SPP1+ 대식세포’라는 특정 면역세포가 암세포 주변에 집중되는 등 암의 성장에 유리한 면역환경으로 바뀌는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기전이 밝혀짐에 따라 대장암 발생 전에 변화를 미리 발견할 경우 암 발생을 예방하는 한편, 암 발생 후 나타난 현상은 새로운 치료표적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 대장 점막에서 나타나는 초기 분자 변화를 암을 예측할 수 있는 생체지표로 발전시키면 비만 환자 가운데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을 보다 정밀하게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대장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SPP1+ 대식세포와 주변 면역환경을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활용해 표적·면역치료 전략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단순한 대장암 위험요인을 넘어 정상으로 보이는 대장 점막의 초기 분자 변화부터 암 발생 후 면역미세환경의 재편까지 대장암 발생과 진행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공간적·분자적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예방 전략을 개발하는 한편, 암 발생 후에는 비만 특이적 면역미세환경을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발전시켜 대장암의 예측·예방부터 맞춤형 치료까지 이어지는 정밀의학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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