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힘주는지 까먹었어요”··· ‘엉덩이 기억상실증’에서 회복하려면
엉덩이 대둔근 근육의 약화로 생기는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 생활이 이어질 때 발생하기 쉽다. 게티이미지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이름 그대로 엉덩이에 힘쓰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현상인데, 의학적으로는 ‘대둔근·햄스트링 조절 장애’라고 부릅니다. 한 번씩 유명인이 이 증상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나올 때마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관심을 모으기도 하는데요.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뒷면 햄스트링까지 이어지는 부위는 몸 뒤쪽에 있어서 비교적 주목받지 못하지만, 몸 전체 근육의 약 40%가 집중돼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대둔근은 상·하체를 연결하고 척추와 골반을 지지하는 핵심적인 근육이죠. 걷고 뛰고 앉았다 일어나는 등의 일상 속 대부분의 동작이 엉덩이와 관련이 있는 것도 이들 근육 때문입니다.
그런데 엉덩이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근육을 쓰는 법을 잊을 정도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엉덩이 기억상실증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대둔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햄스트링을 포함한 다른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근육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통증도 느껴지죠. 걷거나 다리를 움직일 때도 엉덩이 대신 허벅지 뒤쪽이나 허리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아프고 불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도 특징이 드러납니다. 엉덩이가 처져 있거나 납작하게 보이고, 좌우 형태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또 눌러 봤을 때 탄력이 없어 지나치게 말랑한 것도 특징입니다. 주된 원인으로는 활동량이 적고 앉아 있는 시간만 길어지는 생활습관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등받이에 기댄 상태로 하루 8시간이 넘게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엉덩이 근육의 활성도가 크게 저하되기 쉽습니다.
김재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엉덩이 근육의 기능이 떨어질 경우 허리, 고관절, 무릎 등 주변 관절과 근육에 부담을 줘 통증이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골반과 척추 지지력까지 떨어뜨려 디스크, 고관절 충돌증후군, 관절염 등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자신의 엉덩이가 기억을 잃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엎드린 상태에서 다리를 들었을 때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상체를 젖힐 때 허리만 긴장되고 엉덩이는 반응하지 않는다면 엉덩이의 기능 저하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선 ‘표면 근전도 검사(EMG)’로 엉덩이 근육의 활성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동 시 엉덩이와 허벅지, 허리 근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측정해 대둔근의 기능 저하 여부를 파악하는 방법이죠. 초음파 영상으로 근육의 두께와 수축 정도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엉덩이에 기억이 되돌아오게 하는 치료는 운동을 우선으로 합니다. 약해진 엉덩이 근육에 자극을 주고, 올바른 사용 방법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죠.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스쾃, 브릿지, 힙 어브덕션이 있습니다. 스쾃은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습니다. 브릿지는 등을 대고 누워 무릎을 세운 후 엉덩이를 공중으로 띄워 들어올리는 동작입니다. 이때 허리나 허벅지보다 엉덩이에 집중해 힘을 줘야 효과적입니다. 힙 어브덕션은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운동으로, 다리 전체에 긴장을 유지하고 천천히 동작해야 효과가 좋습니다. 그밖에도 근전도 피드백 훈련, 전기 자극 치료, 자세 교정 등을 통해 기능을 회복하고, 비정상적인 움직임 패턴도 교정하면 도움이 됩니다.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합니다. 1시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앉을 땐 등받이에 기대 몸을 지나치게 뒤로 젖히는 대신 곧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 있거나 걸을 때도 의식적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고, 엉덩이 근육 강화를 위해 계단을 만나면 걸어서 올라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김재원 교수는 “엉덩이 근육은 나이 들수록 빠르게 위축되므로 젊을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며 “신체 균형이 무너질 경우 낙상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엉덩이 근육을 꾸준히 자극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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