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금메달 허미미 “할머니 유언 없었다면 이 순간 왔을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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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유언이 없었다면 이 순간이 왔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주셔서 할머니께 정말 감사해요.”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유도 여자 57㎏ 허미미(24)는 기뻐서 폴짝폴짝 뛴 뒤 할머니를 떠올렸다.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일본 도쿄에서 나고 자란 재일동포 3세인 그는 2021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에 왔고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할머니는 그에게 “한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라”고 했다. 8살 때 유도를 시작해 주니어 때부터 일본 내에서 유망주로 꼽혔던 그는 주저 없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했다. 1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허미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을 갖고 할머니 영전을 찾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를 지키게 돼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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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기(16강)부터 결승까지 큰 위기 없이 내달렸다. 결승에서는 경기 초반 따낸 유효를 끝까지 잘 지켰다. 그는 “제가 평소 경기 초반에 득점하는 경우가 잘 없는데, 오늘은 경기 초반에 득점을 했다. 시계를 보니 3분50초나 남아서 이걸 어떻게 버티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실은 “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을 정도로” 부담이 많았단다. 2024 파리 올림픽(은메달) 이후 왼쪽 어깨 수술을 한 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출전한 지난 6월 몽골 그랜드슬램에서 메달을 못 따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함이 더 커졌다. 금메달 확정 뒤 정성숙 총감독을 안고 눈물을 흘렸던 그는 “그동안 수술도 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 수술대에 오른 터라 ‘내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두려웠다. 제 짧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주변에서 ‘금메달이 아니어도 된다’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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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이후 그가 대회에 나설 때마다 많은 이들이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독립운동가 후손 재일동포 3세’가 일본에서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것에도 주목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 뒤 독립유공자 고 허석 의사의 5대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그는 “부담됐던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 치르는 대회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한국에서 많은 이들이 응원한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고 했다. 부모님이 지켜보면 부담스러워서 파리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경기장에 오지 말라고 했단다. “‘엄마 나 1등 했어’ 라고 말하고 싶어요.”
허미미는 2024 파리 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면 시상대에서 따라 부르려고 애국가를 외웠었다. 은메달을 따면서 부르지 못한 아쉬움을 나고야 시상대에서 제대로 달랬다. 그는 “애국가 가사가 조금 어려워서 단어의 뜻 하나하나를 공부하면서 다시 공부했다”고 했다. 일본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듣는 심정을 물으니 “마냥 좋은데요?”라며 그가 좋아한다는 쿠로미 인형보다 더 귀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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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도 애국가를 부를 수 있기를 소망하며 다시 메치기에 나선다. “다음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그는 “일단 이번 대회 혼성단체전(3일)에서 2관왕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금빛 기운’을 동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단다. 2일 78㎏ 이상급에 출전하는 “룸메이트 (이)현지에게 금메달을 보여주며 기를 불어넣어 주겠다”는 그의 예쁜 마음이 한국 유도의 미래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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