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할인 유도한 뒤 국세청에 신고… 포상금 챙기는 ‘세파라치’ 기승

소비자가 현금 영수증 미발급 조건으로 할인을 요구한 뒤 사업자를 현금 영수증 미발급으로 신고해 포상금을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국세청은 소비자가 먼저 할인을 제안했더라도 사업자가 이를 받아들였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현금 결제로 할인을 받은 후 매장을 신고해 포상금을 받았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세무사는 “한 달 전부터 이런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 할인을 받고 포상금까지 받으니 ‘꿩 먹고 알 먹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2005년 현금 영수증 제도와 함께 현금 영수증 발급 의무 위반을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사업자가 부가가치세만큼 할인해주는 대신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문화를 없애기 위해 건당 10만원 이상의 현금 거래에 대해서는 현금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발급 사실을 신고하면 미발급액의 20%를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고 지급 한도는 건당 최대 25만원, 연간 최대 100만원이다. 포상금을 노리고 신고하는 사람들을 이른바 ‘세파라치(세금과 파파라치의 합성어)’라고 부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현금영수증 발급 거부 및 미발급 신고는 총 8만9814건 접수됐다. 이 기간 지급된 포상금은 약 199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의도적으로 현금영수증 미발급을 유도한 행위가 악의적이지만 이를 사기나 기만 행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신고자 보호 원칙에 따라 사업자는 누가 신고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사업자는 미발급액의 20%를 가산세로 내야 한다.
류성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포상금을 받으려고 계획적으로 미발급을 유도했다면 포상금 지급 제외 사유에는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미발급 사업자를 신고하는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소비자가 현금 할인을 요구해도 사업자는 이를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요청하지 않더라도 국세청 지정 번호로 현금 영수증을 자진 발급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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