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1차 패배 3주만에 뒤집어…청년·빈곤층·북동부 결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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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만에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룰라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둔 것은 청년·노동자·북동부 지역 등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진 뒤 패색이 짙었던 룰라 대통령은 디지털 선거운동을 강화하고 빈곤층 맞춤형 공약을 쏟아내며 극적으로 승패를 뒤집었다. 브라질 선거법원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6425만표(51.79%)를 획득해, 5982만표(48.21%)의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443만표 차로 앞섰다. 지난 4일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의원이 5610만표(47.03%), 룰라 대통령이 5387만표(45.16%)를 얻었는데 이를 역전한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1천만표 이상을 새로 얻었지만, 보우소나루 의원은 372만표 증가에 그쳤다. 기권율 변화가 눈에 띈다. 1차 투표 당시 기권율은 21.1%로 1998년 대선 이후 최고였다. 3주 만에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기권율은 19.2%로 2006년 이후 가장 낮았다. 결선 직전 여론조사에서 투표소에서 멀리 살거나 다른 도시에 유권자 등록을 한 층에서 룰라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기권율이 높으면 룰라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상황이었다. 룰라 대통령은 상파울루에 이어 두번째로 유권자가 많은 경합주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50.4%를 얻어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이 지역 1차 투표에서 43.3%로 뒤졌었다. 바이아·페르남부쿠 등 룰라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도 기권율이 크게 줄면서 힘을 얻었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 전문가를 인용해 “유권자들이 보우소나루의 새로움보다 룰라의 안정감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반전에는 청년, 저소득층 등 지지층의 결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1차 투표 패배 뒤 청년층을 겨냥한 온라인 선거운동을 적극 강화했다. 49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21살의 아나 엘리사 하원의원 당선자를 디지털 전략팀에 영입했고, 와츠앱 채널 ‘룰라의 군대’를 개설해 콘텐츠 확산과 거리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룰라 대통령이 고집을 꺾고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마련해 셀피 영상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결선 전 여론조사에서 청년층(18~29살)의 룰라 대통령 지지율은 43%에서 52%로 상승했다. 청년·빈곤층 맞춤형 공약도 공격적으로 내놨다. 청년들 관심이 큰 주 5일 근무제를 지난 16일 상원의회에서 통과시켰고, 영세한 자영업자의 채무 탕감을 추진했다. 저소득층 현금지원 정책인 ‘보우사 파밀리아’ 지급액도 15% 올렸고, 시기를 앞당겨 2천만 가구에 지급했다. 전국 도시 대중교통의 주말 무료화를 위한 헌법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부친이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복역 중인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집권에 대한 위기감도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배경 아래 브라질의 주요 정치인이 됐지만, 부친이 2022년 대선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은 중도층에게 비호감을 키우는 약점으로 꼽혔다. 내년 1월5일 출범하는 룰라 4기 정부는 선거 과정만큼이나 순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새 의회가 2월1일 출범하는데, 보우소나루 후보가 속한 자유당과 우파 정당 연합이 하원과 상원에서 모두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연합이 대법관 탄핵권을 지렛대로 대법원을 압박해 룰라 정부의 핵심 의제가 의회 심의나 사법 심사 과정에서 좌절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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