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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9, 2026

[사설]생산 차질 줄까 경보기 끄도록 했다는 안전공업, 엄하게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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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5일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3월25일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3월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가 명백한 인재였던 사실이 경찰 조사로 드러났다. 화재 당시 상황을 보면 한마디로 총체적 안전 불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장 내 가연성 물질(슬러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불법 증축까지 더해져 인명피해가 커졌다. 특히 회사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우려해 화재 당일에도 경보가 울리자마자 경보기를 껐다고 한다. 안전과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기업의 탐욕이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인 것이다.

대전경찰청은 지난 17일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회사 관계자 12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도 손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3월20일 안전공업 공장 천장의 집진설비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60명이 중경상을 입은 지 6개월 만이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 회사가 안전 관리를 얼마나 소홀히 해왔는지 놀라움을 넘어 분노가 치밀 지경이다. 우선 덕트·후드 내부와 각종 구조물 표면에 슬러지가 오랫동안 쌓인 데다 국소배기장치 점검·관리도 부실했다. 휴게공간을 불법 증축하면서 방화구획을 훼손하고, 방화문을 늘 열어뒀다. 모두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 화재 발생 2분 만에 불길과 유독가스가 휴게공간으로 유입돼 이곳에서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재경보가 울리면 일단 끄고 현장을 확인하라’는 매뉴얼을 만든 뒤 임직원에게 교육해온 사실도 기가 막힌다. 잦은 오작동이 문제였으면 경보기를 고쳐야지, 조업 중단을 막기 위해 경보기를 끄도록 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경보기가 제대로 울리고 평소 일단 대피하는 게 매뉴얼이었다면 인명피해가 그토록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안전공업의 경우 2009년 이후 64차례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는 등 대형참사 경고가 잇달았다.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철저하게 대비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350여명을 고용하고 연간 매출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안전공업은 화재 예방조치를 할 재정적 여력도 있었다.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데는 안전보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용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간과할 수 없는 원인일 것이다. 법원은 향후 재판에서 위험 경고에도 이윤 때문에 안전을 외면한 안전공업 경영진을 엄벌해야 한다. 유가족과의 합의 등을 이유로 형량을 대폭 낮춘 아리셀 참사 항소심 재판부의 전철을 밟아선 이 같은 후진적 참사가 되풀이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 당국도 불법 증축이나 안전보건 관리체계 미비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책임이 작지 않은 만큼 관리감독 시스템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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