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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0, 2026

“내 조국이지만 다시 태어나면 거른다, 이민가라”…억만장자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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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포츠베팅기업 ‘벳프레드’ 창업주
프레드 돈 “작년에만 세금 7200억 냈다”
英정부 증세방침에 부유층 해외탈출 중

6월 6일, 영국 엡섬 다운스 경마장에서 열린 엡섬 더비 2026에서 영국의 카밀라 여왕이 프레드 돈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월 6일, 영국 엡섬 다운스 경마장에서 열린 엡섬 더비 2026에서 영국의 카밀라 여왕이 프레드 돈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최고 납세자인 억만장자가 정부의 과도한 세금 인상 기조를 강력히 비판하며, 다시 태어난다면 영국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과세가 강행될 경우 보유 점포의 절반가량을 닫고 대규모 감원에 나서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영국의 대형 스포츠 베팅 유통기업 벳프레드(Betfred)의 창업자 프레드 돈(83)은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많아 영국을 떠나지 못할 뿐, 자녀들이 세금 부담이 적은 국가로 이주하겠다면 말리지 않겠다”며 “영국에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기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돈 창업자는 올해 선데이타임스가 발표한 영국 납세자 순위에서 동생 피터 돈과 함께 1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정부는 계속해서 ‘가장 넓은 어깨를 가진 자(고소득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내 어깨가 얼마나 더 넓어져야 하느냐”라며 “우리 가족이 지난해 낸 세금만 4억 파운드(한화 약 7200억 원)에 달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돈 창업자의 이 같은 발발은 존 히일리 재무장관이 내달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슬롯머신 등 머신 게임 세금의 세율을 기존 20%에서 40%로 두 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나왔다.

그는 세율이 40%로 오른다면 벳프레드가 보유한 전국 1094개 매장 중 495개를 1년 안에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 2575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고, 국고로 들어가는 세수 역시 6700만 파운드(약 1200억 원) 감소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벳프레드는 이미 지난해 예산안에서 결정된 업계 세율 인상 여파로 온라인 사업 부문 수익성이 악화하자 132개 매장의 문을 닫는 수순을 밟고 있다. 돈 창업자는 “규제와 임금 상승, 세금 폭탄이 맞물려 2030년이 되면 영국의 모든 오프라인 도박장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1967년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에 걸어 딴 200파운드로 첫 매장을 연 이래 지금처럼 영국의 앞날이 어둡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영국 정부가 ‘비거주자(Non-dom)’ 대상 과세 특혜를 폐지하고 기업 및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리면서 해외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내 납세 순위 3위인 펀드매니저 크리스 로코스가 거주지를 그리소로 옮겼으며, 스틸 타이쿤 락시미 미탈, 이집트 최고 부호 나세프 사위리스 등도 이미 영국을 떠났다.

앤디 버넘 총리를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도박장과 전자담배 판매점 등이 줄어드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돈 창업자는 이러한 정부의 접근 방식이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매장이 사라진다고 해서 베팅을 하던 사람들이 도박을 그만두겠느냐”며 “금주법 시대처럼 합법적인 통제와 세금 징수, 승마 산업 지원금이 사라진 블랙마켓(불법 도박 시장)으로 이용자들이 유입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벳프레드는 앱섬 더비(Epsom Derby) 등 영국 5대 클래식 승마 대회를 후원하고 있으나, 세금 불확실성 탓에 후원 연장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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