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경로 다툼에 기사 살해한 20대 남성, 징역 35년 확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효진 기자
한밤중 택시 운전기사와 운전 경로로 두고 다툼을 벌이다 살인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징역 3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22)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26일 새벽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알려준 경로를 따라 운전했으나 목적지가 나오지 않았고, 길을 헤매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다가 “더 이상 목적지까지 못 가겠다. 여기서 계산하라”는 취지로 말한 뒤 운전석에서 내렸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꺼내 B씨를 살해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택시기사의 비명을 듣고 나타난 목격자 2명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이들을 차로 들이받은 혐의(살인미수), B씨의 택시를 몰고 달아나려 한 혐의(절도)도 받았다.
1심과 2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인하고 참혹하게 살해했고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현장 부근에 있던 주민을 택시로 충돌했다”며 “범행의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이며 유족 또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그 황망함과 슬픔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라고 했다.
검찰은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사형을 정당화할 사정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법원은 A씨가 우울증과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있었던 점, 학창 시절부터 사회적으로 매우 고립된 생활을 해왔던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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