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면 올해 초등학생”…정인이 6주기, 묘소 찾은 ‘그알’ 전 PD

“살아 있었다면 초등학생이 되었겠지요.”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 양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다. 2021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정인 양 사건을 조명했던 이동원 전 PD가 6주기를 맞아 묘소를 찾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이 전 PD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정인 양의 묘소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그는 출근길에 부모와 함께 등교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정인 양을 떠올린다고 했다.
“아침 출근길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쫑알거리며 학교에 가는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보곤 합니다. 그때마다 그 아이가 생각나더라고요. 아이도 살아 있었다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겠지요.”
정인 양의 6번째 기일을 앞두고 묘소를 찾은 사연도 전했다. 이 전 PD는 “기일을 챙기지 못할 것 같아 얼마 전 이른 아침, 잠시 틈을 내어 묘지에 다녀왔습니다”라고 적었다.
묘소에는 정인 양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는 “아이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있더라고요. 반가우면서도… 참 많이 슬펐습니다”라고 했다.
이 전 PD는 정인 양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사람은 심장이 멈추는 순간이 아니라, 기억해주던 이들에게 잊혔을 때 비로소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라고요”라는 말을 소개한 뒤 “그 아이에겐 기억해 줄 가족이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가 이 세상에 잠시 살았다는 게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도 이 글을 남깁니다”라며 “바쁘시더라도 오늘은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글은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아이가 천국에선 마음껏 행복하길. 그 아이의 이름은 정인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됐다. 정인 양의 이름과 생몰일인 ‘2019.6.10.~2020.10.13.’도 함께 적었다.
정인 양은 2020년 10월 13일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숨졌다. 당시 생후 16개월이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피해 아동을 보호하지 못한 사회적 책임을 둘러싸고 비판이 이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21년 1월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와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을 방송했다. 정인 양의 사망 경위와 아동학대 실태를 다룬 해당 방송은 아이의 생전 얼굴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공개했다.
이후 얼굴 공개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벌어졌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이 전 PD를 아동학대처벌법상 보도금지의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2023년 6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이 전 PD는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25년 12월 이 전 PD의 방송 제작 행위를 정당행위로 인정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방송이 아동학대 범죄의 잔혹성을 알리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한편, 재발 방지와 예방 방안을 공론화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 제작됐다고 판단했다.
한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는 살인 등 혐의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양부도 아동학대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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