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제도 개선은 계속된다 [BKL 게임&비즈리포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주위를 둘러보자. 30분에서 한 시간 남짓 이동하는 동안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필요한 도구는 스마트폰이 됐다.
스마트폰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뉴스를 볼 수도 있고, 전자책을 읽을 수도 있다. 음악을 듣거나 SNS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메신저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성별 분포는 남성이 54.6%, 여성이 45.4%로 성별 차이가 크지 않다. 연령대도 고르게 분포해 있다. 10대가 15.8%, 20대가 20.2%, 30대가 19.7%, 40대가 19.4%, 50대가 15.8%다. 20~40대의 비율이 가장 높지만, 10대와 50대의 비율도 적지 않다. 하루 평균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95분, 주말 125분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게임을 전 국민의 여가 수단이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일상에 스며든 게임, 법률도 촘촘히
게임은 이렇게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왔다. 그런데 게임은 다양한 법률이 적용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등급분류 등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장치, 온라인 결제에 따른 법률관계, 약관과 운영정책으로 규율되는 계약관계 등 여러 법률 문제가 얽혀 있다. 회원 가입과 운영 과정에서 수집되는 개인정보의 처리, 개발과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문제 등도 마주하게 된다.
이런 문제들에는 지식재산, 약관, 전자상거래, 개인정보 등에 관한 다양한 법률이 적용된다. 외국은 대부분 이런 개별 법률로 규율하지만 우리나라는 게임물 이용에 관한 별도 법률도 두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이다.
게임산업법은 게임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게임물 이용에 관한 사항을 정해 게임산업을 진흥하고 건전한 게임문화를 확립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과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됐다. 정부는 법에 따라 게임산업의 기반 조성과 균형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게임물 관련 사업자는 이용자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등을 해야 한다. 게임물을 유통하기 위해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는 법적 근거도 여기에 있다.
게임산업법은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도 정하고 있다. 게임물 관련 사업자는 게임물과 게임상품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유통질서 등에 관한 교육을 연 3시간 받아야 한다. 게임물을 이용해 도박이나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되고,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해서도 안 된다. 웹보드 게임 사업자는 월 구매한도 등도 준수해야 한다.
게임산업과 관련된 기술과 환경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게임산업법 개정안도 많이 발의된다. 2024년 20건, 2025년 17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2025년 9월에는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도 발의돼 현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2025년에 발의된 게임산업법 개정안에는 게임 제작 시 인공지능(AI) 활용 여부에 대한 표시 의무를 부과하는 안, 확률형 아이템 피해 구제에 관한 안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2024년에 발의된 개정안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관련 권리 구제와 해외 사업자의 국내대리인 제도 등에 관한 내용이 눈에 띈다.
해외 게임사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화
이러한 개정안 중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해 이미 시행된 내용도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해외 사업자의 국내대리인 제도가 있다. 2025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된 개정법에 따라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 없이 게임배급업 또는 게임제공업을 하는 해외 게임사 중 게임 이용자 수와 매출액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자는 국내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 국내대리인의 역할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등 게임물 관련 표시 의무와 사후관리 보고를 대리하는 것이다.
국내대리인 제도는 해외 게임사가 별도의 국내 법인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국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게임산업법에만 도입된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에도 이미 도입돼 있다. 2027년 1월 21일부터는 국내대리인 제도를 도입한 개정 전자상거래법도 시행된다.
피해 구제·불만 처리까지 책임 확대
애초 게임산업법상 국내대리인의 역할은 주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표시 의무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제도 시행 1년이 다 돼 가도록 국내 이용자의 피해 구제나 불만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게임물 관련 사업자의 준수사항에 국내 이용자 보호와 불만 처리 의무를 추가하고, 이를 국내대리인의 업무에도 추가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2026년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많이 발의되는 것은 그만큼 게임산업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이 전 국민의 여가 수단이 된 만큼, 사업자의 창의성을 살리면서 이용자 보호 장치도 촘촘히 마련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은 계속된다.
[BKL 게임&비즈리포트]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 게임&비즈팀 구성원들이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확률형 아이템, 등급분류 등 주요 규제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유재규 변호사(변호사시험 3회)는 지식재산권 소송, 영업비밀/기술유출 분쟁, 지식재산권 관리/전략적 자문, 인공지능(AI), 미디어, 전자상거래, 게임 분야의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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