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 60시간 근무’ 삼성전자 연구직 또 ‘과로사 산재’…메가특구 노동특례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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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고소득 연구개발직의 ‘주 52시간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담은 메가특구특별법안을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개발직 노동자가 주 60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으로 숨져 지난해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주 최대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은 사업장의 질병 사망자 비중도 최근 5년(2021∼2025년) 연속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 ‘특례 조항’을 추가하기에 앞서 현행 제도가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겨레가 입수한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질병판정서를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7년차 연구개발직인 40대 ㄱ씨는 2023년 퇴근 후 쉬던 중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뇌졸중으로 숨졌다. ㄱ씨는 2019년, 2021년 건강검진에서 뇌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동년배 남성 평균보다 낮다는 평가를 받는 등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었다. 다만 발병 전 일주일간 주 60시간, 한 달간 주 평균 54시간43분 일한 점이 확인됐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러한 근무 기록을 토대로 “과도한 업무량 등으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를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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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생산직이 아닌 연구개발직의 과로사는 최근에야 조금씩 외부에 드러나고 있다. 2021∼2024년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삼성전자 연구개발직은 3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 전 한 달간 주 평균 58시간41분 일한 사실이 확인된 1명의 ‘업무상 질병’이 인정됐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연구개발직 고 김치엽 연구원이 밤샘 노동을 거듭하는 등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입사 1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지난 5월 산재를 신청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조승규 노무사(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는 “연구개발직은 특히 특정 시기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매우 큰데, 최근 반도체 업계 경쟁이 격화하며 장시간 노동과 높은 업무 강도에 내몰리고 있다”며 “그동안 드물었던 연구개발직의 산재가 잇따라 인정된 건 만연한 과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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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추가 노동시간 특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미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특별연장근로 등을 활용한 장시간 노동이 관행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15년차 연구개발직 ㄴ씨는 “지금도 (업무가 몰리면)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0시∼10시30분에 퇴근하거나 밤을 새운다. 하루 12∼13시간씩 이틀만 일해도 몸에 무리가 와 이후 근무시간을 줄이며 조절한다”며 “메가특구법 특례로 사실상 ‘무제한 노동’이 허용되면 그나마 있던 과노동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건 자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기 부여와 적절한 성과 보상, 경영진의 시의적절한 투자 결정”이라며 “사람이 기계도 아닌데 어떻게 노동시간에 비례해 성과가 높아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노동시간 관련 추가 특례를 검토하기에 앞서 현행 제도에 따른 과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산재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해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업장의 전체 사망자 중 업무상 질병 사망자 비중은 76.7%로 전체 사업장 평균(61.2%)보다 15.5%p(포인트) 높았다. 2021∼2024년에도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업장의 질병 사망자 비중이 각각 14.8%p, 10.5%p, 19.5%p, 9.7%p 높아 5년 연속 평균을 웃돌았다. 과로 등으로 촉발될 수 있는 뇌심혈관계 질환은 이 기간 질병 사망 원인 1∼2위를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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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가받은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한 사례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지난해 특별연장근로를 반복 활용한 사업장 15곳을 감독해, 근로시간 한도 위반 등 법 위반 사항 58건을 적발했다.
서 의원은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질병 종류와 실제 노동시간, 유해요인 노출 등을 분석해 원인을 파악하고 인가·건강보호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며 “메가특구법의 ‘주 52시간 예외’ 특례 도입 논의를 중단하고 특별연장근로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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