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대통령 SNS 설전, 진보진영서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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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언이 연이어 논쟁화하는 가운데 정부·여당 안팎에서도 상대를 자극하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과 이로 인한 설전이 대통령의 말이 갖는 무게를 떨어뜨리고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일 엑스(X)에 ‘돈안지유돈 불안지유불’(豚眼只有豚 佛眼只有佛)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하며 “‘부처 눈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라고 똑같은 말을 한글로 표현하니 격 떨어진다고 한다”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민의힘의 ‘해외 순방이 잦다’는 비판에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비판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돼지의 눈으로 국정을 바라보고 있으니 돼지 같은 일들만 보일 것”(정점식 원내대표)이라고 맞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거론한 ‘다문화가족 우대 폐지 검토’ 발언 관련 비판에 대해서도 “문제를 문제라 말하지 못하게 하는 교조적 태도”(1일), “정치적 올바름이 반발에 부딪힌 이유는 ‘언행불일치’와 ‘내로남불’에 있다”(2일)며 엿새째 반박을 이어갔다.
성남시장 시절 지지자 모임 이름이 ‘손가락혁명군’이었던 만큼 이 대통령은 온라인 소통에 친화적이다. 이 대통령 자신도 지난달 19일 “에스엔에스가 없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을까”라며 소셜미디어를 ‘목숨줄’이자 ‘숨구멍’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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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통령의 잦고 직설적인 에스엔에스 글이 야당은 물론 ‘우군’인 진보진영 내에서도 거부감을 불러 논쟁으로 번지면서 원로를 포함한 여권 내부에서도 ‘대통령의 말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통령이 억울하고 화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싸움꾼처럼 보이면 국정 운영이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준다”며 “(최근 발언들을 보면) 사회 통합의 리더십에 대한 인식은 낙제점”이라고 말했다.
임채정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권위만 내세우며 빠져 있기보다 직접 뛰어들어 의견을 내는 것도 좋다”면서도 “그것이 너무 많아져서 습관처럼 되면 영향도 적어지고, 권위도 줄고 무게도 약해진다. ‘조절의 미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며 언성 높이는 모양새인데, 전달이 어떻게 될 것인가까지 고려하는 것이 국정 운영”이라며 “과거 대통령들이 참모진과 숙의를 거듭한 원고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냈던 것도 그래서다”라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지만, (에스엔에스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최적 수단이라는 것이 대통령 신념이기 때문에 말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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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들의 역할을 묻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지원 의원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 나와 “‘빅3’(국무총리, 당대표, 비서실장)가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조정했으면 좋겠는데 그 역할이 없다”며 “(참모진이) 대통령과 조율을 하면 국민들이 염려하는 ‘에스엔에스 많이 한다’, ‘만기친람이다’ 이런 얘기가 줄어들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렇게 반복이 되면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신뢰도가 낮아진다. 대통령의 ‘말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이 정부는 실세가 있어서 문제가 아니라 실세가 없어서 문제인 것 같다. 대통령의 말을 말릴 사람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4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을 포함한 헌정회 회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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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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