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엔 권고 세계지도서 ‘독도’가 사라졌다···‘이퀄 어스’ 한국어판, 슬며시 삭제
지난 9월 6일 이퀄 어스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세계지도 한국어판(왼쪽)에는 울릉도 옆에 독도가 표시돼 있지만 10월 8일 지도에는 독도 섬이 아예 사라진 상태다. 전남광주실천교사 제공
유엔이 권고한 도법으로 제작된 세계 지도 ‘이퀄 어스(Equal Earth)’ 한국어판에서 ‘독도’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글 표기뿐만 아니라 지도 상에 독도가 존재하지 않는 섬이 된 것이다. 독도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울릉도와 함께 동해상에 한글 표기로 표시돼 있었다.
경향신문이 8일 이해중 신창초등학교 교사(전남광주실천교사 회장)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이퀄 어스 공식 홈페이지(https://equal-earth.com)에서 내려받은 한국어판 세계지도에는 동해와 울릉도, 독도 한글 표기가 그대로 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해당 지도에는 동해와 울릉도 표기만 있을 뿐 독도는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이 교사는 전화 통화에서 “지난 7일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세계지도를 보여주기 위해 이퀄 어스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그때 독도가 지도상에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며 “기존에 다운로드해 보관하고 있던 이퀄 어스 지도와 비교해보니 독도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도가 어떤 이유로 삭제됐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퀄 어스는 기존의 메르카토르 지도의 면적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각 대륙의 실제 면적 비율에 맞춰 표현한 새로운 세계지도 투영법으로 2018년 개발됐다. 유엔 총회는 지난 9월 4일 이퀄 어스 등 면적 보존형 지도 도법의 활용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각국 정부와 교육기관, 국제기구 등에 해당 도법의 활용을 장려하는 내용이다. 지도는 이퀄 어스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퀄 어스 공식 홈페이지는 당초 한국어판이 없었다. 영어·중국어·일본어판 등에도 독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섬이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도 동일하다. 영어판을 보면 ‘Sea of Japan(일본해)’ 아래에 ‘East Sea(동해)’가 병기돼 있지만 여기에도 독도라는 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울릉도는 섬 표시만 돼 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동해와 울릉도, 독도를 표시한 한국어판을 새로 제작해 지난 6월 이퀄 어스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했다. 최소 3개월 가량은 한국어판에 독도와 독도 한글표기가 있었던 셈이다. 반크가 별도로 운영하는 홈페이지(equalearth.one)에는 독도가 표시된 한국어판 지도가 그대로 남아 있다.
반크 측은 경향신문 취재가 시작된 후에야 이퀄 어스 홈페이지의 한글판 지도에서 독도가 사라진 사실을 파악했다.
반크 관계자는 “이퀄 어스 측에 한국어판을 전달할 당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독도가 표시된 것을 확인했었는데 불과 몇 달 사이에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일본이 항의를 해서 이퀄 어스 측이 독도를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퀄 어스 측에 정확한 삭제 경위를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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