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나 남쪽이나 골 넣으면 박수”…남북 무승부에 웃은 재일동포 응원단

광고
“어느 쪽 상관없이 골 넣으면 박수 칠 것이다.”(재일동포 부부)
“승리는 중요치 않다. 다치면 안 된다.”(재일동포 사업가)
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3차전 남북한 대결은 무승부(1-1)로 끝났고, 입장 관중 2천명 가운데 많은 수를 차지한 재일동포 응원단은 모두 웃으며 자리를 떴다.

이날 경기는 지소연, 장슬기, 김혜리 등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의 한국과 지난 5월 경기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 김경영 등 2000년대생을 주력으로 내세운 패기의 북한이 맞선 한판이었다. 선취점은 북한 몫이었다. 전반 36분 전령정이 차올린 코너킥 이후 골대 앞 혼전 상황에서 채은영이 오른발 슛으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전 시작 직후 최유리의 패스를 받은 윤수정이 그대로 페널티 지역 중앙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동점 골을 뽑아냈다.
광고
한국은 조별리그 2승1무로 북한과 동률이 됐지만, 골 득실(북한 +18, 남한 +11)에서 뒤져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25일 우즈베키스탄과 4강 진출권을 다투게 된 신상우 한국팀 감독은 경기 뒤 “선제골을 내준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 동점 골을 뽑아내는 등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비기는 경기로는 우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진 북한팀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방어에서 조금 일련의 교란이 있었다”며 아찔한 순간을 돌아봤다.
광고
광고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그라운드에서 치열하게 공방전을 펼쳤다. 경기장 스탠드에서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쪽 동포들의 응원전이 뜨거웠다. 이들은 ‘필승, 조선’이라고 쓰인 붉은 티셔츠를 입고,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우렁찬 목소리로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박성진 감독은 “총련 응원으로 선수들이 대단히 고무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에 비해 한국을 응원한 동포 수는 70여명 안팎으로 적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보러 온 동포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외형적 차이가 있을 뿐 남북 대결을 펼치는 선수들에 대한 애정에 큰 차이가 없었다. 곱게 한복 저고리를 입고 온 부인과 ‘COREA’(코레아)라는 영문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온 남편에게 남과 북은 없었다. 시가현에서 3시간가량 자가용을 타고 왔다는 이들은 국적이 한국(부인), 조선(남편)으로 갈렸지만, 어디를 응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통일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한국팀이 골을 넣어도 “박수로 격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쿄에서 사업을 하는 김달범 대표는 “남북의 대결에 승리가 중요하지 않다. 우리 딸들이 열심히 뛰고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광고

물론 남북 대결에 대한 해석은 늘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날 양 팀 감독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들은 예민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신 기자들은 “왜 경기 뒤 감독끼리 악수를 하지 않았느냐” “남북 관계에서 스포츠의 역할”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남쪽의 신상우 감독은 “축구는 축구일 뿐 정치와 상관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답했고, 북쪽의 박성진 감독은 “우리는 축구를 했다. 특별할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