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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2, 2026

대통령 재판과 공소취소의 딜레마 [뉴스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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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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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필 | 사회부장

이재명 대통령은 2030년 6월3일 임기를 마치면 5개의 형사재판(8개 사건)을 받아야 한다. 변수가 없다는 전제에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미 대법원이 파기환송 판결로 ‘유죄’의 실루엣을 압인했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이런 정보값을 충분히 인지하고 한표를 행사했다. 수사·기소의 정당성을 두고는 진영 간 평가가 갈렸지만, 이 사안이 임기 내내 정치적 리스크로 작동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그 리스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이는 재판을 바라보는 인식의 균열과 그에 따른 충돌이 조기에 표면화된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야권은 개인 비리로 인한 ‘이재명의 재판’이라는 사적 영역으로 규정하는 반면, 여권은 정치적 탄압에서 기인한 ‘대통령의 재판’으로 공적 프레임을 구축해 해법을 모색한다.

이 대통령 취임 뒤 여권이 추진해온 형사사법의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움직임을 시작으로 ‘사법 3법’(재판소원,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 강행,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형사소송법 개정까지 보법을 따라가기 벅찰 정도다. 쌍방울 대북송금 국정조사, 조작기소 특검법, 검찰인권존중미래위(미래위) 출범 같은 이벤트도 곁들였다. 이를 관통하는 기치는 일관됐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캐치프레이즈 ‘검찰개혁’이다. 여기에 종전에 없던 ‘사법개혁’까지 추가됐는데,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이 트리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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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세게 몰아붙인 개혁의 속도만큼 공감이 어려운 파열음이 잇따르면서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얼룩들이 배어났다. 파기환송의 이유로 내세웠던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은 허위로 판명 났고, 법왜곡죄는 시행 6개월간 단 한건의 송치 사례도 내지 못했다. 대북송금 국정조사는 사법권 침해 논란만 남긴 채 성과 없이 끝났고, 수사도 전에 ‘조작’과 ‘기소’ 결론을 이름에 못 박은 조작기소 특검법은 여론이 악화하자 6·3 지방선거 악재를 우려해 슬그머니 거둬들였다. 사라지는 검찰의 미래를 정립하겠다는 미래위도 여권 인사 위주의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다.

행동에는 동기가 있게 마련이다. 추가 키워드를 입력하면 상황이 쉽게 파악된다. 바로 ‘대통령의 재판’이다. 그러고 보면 대장동 민간업자 사건 항소 포기 등 숱한 미션 수행 과정에서도 ‘공소취소’의 활시위는 당기지 못한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칭병’으로 자리를 뜬 처세도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후임으로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 출신 김승원 민주당 의원을 지명한 건 직관적이었다. 각종 논란에도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치켜세웠던 여권의 엄호가 고개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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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제청 거부로 촉발된 갈등 또한 ‘대통령의 재판’으로 해설판이 가능하다.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면서 이 대통령은 임기 중 무려 22명을 임명한다. 헌법상 권한이지만 ‘개인 이재명’의 재판과 맞물리는 순간 이해충돌 논란에 직면한다. 자신의 형사사건 유무죄를 최종 판단할 대법관을 직접 고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한명밖에 없다. 그 첫 단추를 끼우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에서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충돌한 건 필연이었다. 재판소원제 도입으로 대법원 판결의 불복 수단까지 마련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의 남편이 이 대통령 지명 몫으로 임명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점은 좋게 보일 리 없다.

여권의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공소취소를 밀어붙일수록 지지율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때 집권세력의 지지율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는 ‘김승원 낙마’ 사태로 새삼 확인됐다. 문제는 치트키로 쓰이던 ‘검찰개혁’ 구호의 수명이 다해간다는 점이다. 운동은 목표 달성과 동시에 동력을 상실한다. 검찰청 문을 닫는 순간 존재론적으로 ‘검찰개혁’의 대중적 설득력은 소멸한다. 초가삼간 태우고도 빈대 탓을 하면 공감을 얻기 힘들다. 민심이 돌아서는 건 한순간이다. 힘이 있을 때는 있는 부패도 고개를 못 들지만, 힘이 빠지면 없던 허물도 시빗거리가 되는 게 세상인심이다. 지난 18일 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새길 말이 나왔다. “모든 일은 순리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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