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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6, 2026

다시 내리막길 가는 기득권 민주당에게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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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연합뉴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오른쪽). 연합뉴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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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뮤지엄피라는 유튜브에 김기운과 김태현, 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나와 사회자와 ‘기득권은 누구인가’라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스탠드업 코미디 용어로 펀치업(punch up)이라고 하잖아요. 아래를 때리면 안 된다. 조롱과 풍자와 이런 것들은. 원래는 진보가 보수를 공격하는 게 어떤 게임의 룰인 것처럼 되어 있었는데. 원래 보수가 계속 우리나라 기득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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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기득권이 좀 바뀌니까. 보수 쪽에서 진보를 공격할 수 있는 게임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되는데. 보수 쪽에서 이제 진보를 까게 되면 너 혹시 일베야 이런 식으로 프레임이 작동하니까. 제가 좌파인데 좌파를 깔 수 있잖아요. 그게 극우로 비칠 수 있는 거죠. 기득권이 바뀌었는데 그걸 공격하면 어떤 도덕적인 비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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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은 아예 정치에 대해 눈을 뜨자마자 진보 쪽이 기득권인 젊은 세대가 많아요. 그들의 시각에서는 오히려 타파해야 할 기득권이 우리가 말하는 그 진보 진영이라고 하는 거기란 말이에요. 사실 젊은 세대가 진보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기득권을 공격하는 거란 말이죠. 진보 진영에서는 우리는 거대 여당이 아니라 항상 그 기득권, 군부 독재, 보수 극우를 우리가 타파하던 우린 그런 집단…. 이제는 기득권인데….”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그 뒤편에 계속되는 비판들을 떠올려보았다. 날카로운 토론은 민주당에서 꼭 필요한 것이지만, 시대를 베는 칼보다는 서로를 베는 칼들만이 오갔다. 그 칼 뒤에 각자가 품은 대의가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시민에게 그 대의는 와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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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작, 청탁 문자를 보냈던 김승원 의원과 장관-의원 겸직을 하겠다는 용혜인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유일한 원내 의석을 지키겠다는 용혜인 의원의 해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이 보수정권이라고 가정해보자. 청탁 문자를 보냈던 국회의원이 장관을 하려고 하거나 보수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된 우리공화당 유일한 의원이 장관-의원을 겸직하려 한다고 생각해보자. 민주당 의원들과 용혜인 의원은 어떠한 결의를 가지고 청문회에 임할 것인가?

보수와 진보는 대의가 다르고, 할 일들의 옳고 그름이 다르다고 주장할 것인가? 그것을 청년들에게 이해시킬 것인가? 바로 이 지점을 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인 이들은 대의라는 명분 속에서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지난주에 읽었던 다론 아제모을루의 새 책 ‘자유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서는 이들의 목소리와 같은 성찰이 등장한다. 그는 이 책이 자유주의에 대한 것이지만, 정치 운동으로서의 자유주의 중에서 좌파 쪽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유주의는 먼저 기성세력들이 자유주의의 열망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게 밀어붙이면서… 명백히 가시적인 결과들을 산출했다. 그다음에는 대부분의 정치인, 공직자, 활동가들이 자유주의를 받아들이면서 ‘더 이상 저항 세력이 아니라’ 자유주의 자체가 기성세력이 되었다. 그런데 기성세력이 된 자유주의는 새로운 현실에 맞춰 스스로를 조정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자유주의자들은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감각을 잃었고 그와 함께 자유주의의 몇몇 가치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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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는 많은 것을 이룩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판적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자신이 가진 규범과 방식을 밑으로 내리면서 가르치려 했다. 동시에 기득권이 되어가면서 불평등이나 대중의 어려운 삶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했다. 그것은 현재의 포퓰리스트이자 권위적인 리더를 탄생하게 하는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보수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자유주의의 실패 때문이다.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윤석열도 이 과정의 결과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또다시 그 길을 가고 있다. 오랜 기간 진보의 핵심을 차지한 이들에게 가해지는 비판은 대의를 모르는 우파의 투정으로 치부된다. 이러한 기득권 진보는 무능한 보수에 의해 유지되고 강화된다. 그 과정에 기후와 불평등 이슈들은 다시 저 먼 주변부에 머물게 된다.

자유주의와 진보적 사고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것도 권력 가운데 오래 있으면 자유주의의 핵심에서 멀어진다. 끊임없이 성찰하고 비판적 토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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