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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3, 2026

“한쪽 편드는 외교 안돼…한·튀르키예 협력으로 연결지대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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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흐 이을드즈 주한 튀르키예 신임 대사가 지난 10월30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파티흐 이을드즈 주한 튀르키예 신임 대사가 지난 10월30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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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튀르키예는 지리적으론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안고 있는 고민은 비슷하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안보 위협 아래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 사이에 서 있다. 튀르키예는 유럽과 러시아, 중동을 마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시리아 내전에 따른 안보 불안을 겪는다. 두 중견국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까.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3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지난 10월30일 서울 중구 주한튀르키예 대사관에서 파티흐 이을드즈(55) 튀르키예 대사를 만났다. 그는 “튀르키예는 한국이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국가들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는 양국의 지리적 경계를 넘어 제3국 진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 이을드즈 대사는 이라크와 수단 대사를 지낸 뒤,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에 오게 됐다. 이을드즈 대사는 “한국과 튀르키예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이곳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늘 환영을 받았다. 덕분에 한국 살이에 빨리 적응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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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튀르키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외교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14년 전인 2012년 수립했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도 관심사다. 이을드즈 대사는 “지난해부터 양국은 어떻게 전략적 관계를 업그레이드할지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한-튀르키예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방산과 바이오, 첨단 기술 등 보다 구체적인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관건은 경쟁과 협력의 조화다. 튀르키예 방위산업은 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국산화율 80%를 넘기고, 수출도 지난해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방산기업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이을드즈 대사는 “경쟁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것이 협력을 막아선 안 된다”며 “공동 생산 등으로 서로를 보완해 경쟁적인 제3국 시장에서 함께 협력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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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5월24일(현지시각)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5월24일(현지시각)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양국 방산 협력의 대표 사례로 튀르키예 차세대 주력전차 ‘알타이’ 사업을 꼽았다. 튀르키예가 추진한 알타이 전차는 한국산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을 장착해 양산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을드즈 대사는 “알타이 전차는 나토 표준 충족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 한국과의 공동 생산으로 나토 기준을 충족하면, 중동과 아프리카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은 (양국이)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각자가 적합한 기여를 하는 것”이라며 “양국의 공동 사업은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무역 분야에서 튀르키예는 한국과 ‘균형점’을 찾길 원한다. 이을드즈 대사는 “(양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많은 이점이 있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양국 수입액의 차이”라며 “튀르키예는 한국에 수출하는 것보다 10배 많은 금액을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90억9천만달러 규모를 튀르키예에 수출했고, 튀르키예의 한국 수출액은 15억7천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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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튀르키예의 원전 협력도 핵심 현안이다. 튀르키예가 북부 시노프 지역에 건설을 추진하는 제2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 수주에는 한국과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을드즈 대사는 “한국은 매우 믿을 만하고, 경쟁력이 있어 (수주) 잠재력을 갖춘 나라”라고 평가했다.

특히 원전 강국인 러시아·중국을 견제하며 미국과 서방을 중심으로 원전 공급망을 두고 ‘진영화’ 현상이 생기는 가운데, 튀르키예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 남부 메르신 지역에서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은 튀르키예의 첫 원전을 건설 중이다. 이을드즈 대사는 “우리의 목표는 에너지 안보를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으로, (진영화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건 지정학이 아니라 (발전소 건설을 위한) 재정적 지속가능성”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데 대해 이을드즈 대사는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흑해 항로를 사이에 둔 이웃으로,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안보를 고려했을 때 양쪽과의 관계를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란과도 마찬가지”라며 한쪽 진영이나 지역에 자원을 의존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튀르키예가 이란과 미국,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및 가자 지구에서 전쟁과 갈등을 중재하며 국제적 위상을 키운 것도 어느 한쪽을 배제하지 않고 이들과 소통해 온 외교 자산에서 나왔다.

이을드즈 대사는 “우리는 (외교) 관계를 편향되게 가를 수 없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국제 환경에서 한국과의 협력으로 연결을 강화하는건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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