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초장기채 수요 둔화…"국고채 만기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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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본시장연구원]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중앙은행의 국채 보유 축소와 장기물 투자수요 약화로 주요국의 국채 발행 전략이 바뀌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30년물 국고채 수요가 둔화하면서 만기 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최근 주요국 국채 발행전략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만기별 투자수요와 조달 비용을 면밀히 점검해 적정 만기 구조를 모색하고, 재정의 이자 부담과 차환위험을 균형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요국은 이미 방향을 틀었다. 미국은 중·단기물과 만기 1년 이하 단기국채(T-bills) 활용을 늘리고 있다. 일본은 20·30·40년물 회차당 발행액을 줄이고 감액분을 2년물과 단기 국채, 개인투자자 대상 판매로 돌렸다. 2027년 1월부터는 단기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 국채도 발행한다. 변동금리부 채권은 이자가 시장금리를 따라 움직여 금리 상승기에도 손실 부담이 작은 상품이다.
영국은 장기 고정금리 국채 비중을 2022∼2023년 28.5%에서 2026∼2027년 9.1%로 낮췄고, 같은 기간 단기물은 29.8%에서 38.6%, 중기물은 21.2%에서 30.9%로 높였다. 시장 여건에 따라 탄력 운용하는 미배정 물량도 5.6%에서 12.1%로 늘렸다.
국내 여건도 만기 구조 재검토를 요구한다. 국고채 이자 상환액은 2020년 17조3천억원에서 2025년 30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정부 총지출 대비 비중은 같은 기간 3.1%에서 4.4%로 올랐다. 최근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다.
핵심은 30년물이다. 보험사 수요를 바탕으로 확대돼 온 30년물 발행 비중은 2025년 31.5%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보험사가 자산 듀레이션을 상당 폭 늘린 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지급여력비율(K-ICS)도 개선돼 초장기물 추가 매입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이러한 수요 변화와 맞물려 30년물 수익률이 10년물보다 낮게 형성되던 역전 현상도 최근 해소되는 모습"이라며 "이런 흐름 속에 정부가 올해 들어 30년물 발행 비중을 낮춘 것은 변화한 수요 여건에 부합하는 조치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비중이 큰 만큼 장기 조달의 안정성과 비용 부담을 함께 따져 적정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기반 다변화도 과제다. 한국은 만기 1년 이하 국고채를 발행하지 않아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 운용기관의 투자수요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단기 국고채를 도입해 단기자금시장을 새로운 수요 기반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단기 국고채 발행과 유통이 정착되면 변동금리부 국채 도입 여건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전한다. 202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총부채 비율은 한국이 52.3%지만, 미국 123.9%, 일본 206.5%, 영국 102.3%다. 그러면서도 "장기물 수요 약화에 대응해 만기별 발행 비중을 조정하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a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22일 08시5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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