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 ‘블루 쓰나미’에 주가 폭락, 반도체 일극 경제에 대한 경고
6일 코스피가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로 전 거래일 대비 6.02% 급락한 5059.6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4911.28까지 폭락해 9개월 만에 ‘5천피’가 깨지기도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화면에 표시된 코스피 지수. 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블루 쓰나미’ 이후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했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2% 내린 5059.69로 거래를 마쳐 간신히 5000선을 ‘턱걸이’했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5.28%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8% 넘게 급락해 20분간 모든 거래가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장중 한 때 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00선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6.35%)와 SK하이닉스(-10.44%)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민주당의 압승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AI 열풍에 의존해 온 우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 연방 상·하원 뿐 아니라 주지사직을 대거 장악한 민주당은 전력 소비와 환경 부담을 이유로 AI 데이터센터 신증설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텍사스·조지아·오하이오 3개 주의 주지사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뀌었는데, 이들 신임 주지사들 모두 데이터센터 신설 중단을 공약했다. 최근 미 10개 주 38개 지역에서 진행된 데이터센터 관련 추가 규제 도입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막대한 양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리면 한국 반도체 기업의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런 우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증시 쇼크는 대한민국 경제가 안고 있는 ‘반도체 일극(一極) 구조’의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 경제는 올해 수출 1조달러 돌파와 4% 가까운 경제성장률에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진입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이 반도체 초호황 덕분이다. 수출의 절반 가량이 반도체이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면 주식시장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가 충격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궁국적 해법은 결국 산업구조의 다변화다. 반도체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자동차, 바이오, 이차전지, 조선, 로봇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육성해 위험을 분산하지 않는 한 반도체 산업에 외부 악재가 닥칠 때마다 경제 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에서 나오는 초과·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마련되는 미래대응기금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첨단산업 육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작금의 반도체 초호황이 조기에 종료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제·재정 정책을 신중하게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