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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 2026

AI 데이터센터의 딜레마… AI발 전력 쇼크, AI로 잠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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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인 AIDC는 전력 소모량이 많아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5~10배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위치한 AIDC. REUTER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인 AIDC는 전력 소모량이 많아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5~10배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위치한 AIDC.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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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상당수 후보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지역 유치를 외쳤다. 그중 가장 ‘만만하게’ 언급된 산업 기반이 바로 AI 데이터센터(AIDC)였다. AI를 구동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이자, 전력이나 수도 같은 다른 사회기반시설도 동시다발로 함께 일으켜야 하는 자본집약적인 산업이 바로 AIDC 산업 생태계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은 물론 미국 빅테크 기업들조차 단독으로 하기보다는 다른 파트너 기업이나 사모펀드와 함께 구축을 진행하는 대형 사업이기도 하다.

그럼 AIDC는 정말 지역사회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까? 필자는 이 대목에서 군복무 시절 강원도 춘천 출신 입대 동기와 나누던 대화를 떠올렸다. 당시 네이버가 춘천 지역에 ‘각 춘천’이라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이후였는데, 전역 뒤 취업 고민을 이야기하던 중 그는 “일자리도 얼마 생기지 않던데 기업에 특혜만 잔뜩 주고 완전 바보짓 했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미국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가 고용 창출 효과는 막상 크지 않고 전력 사용량이 너무 커서 기피 시설이 되는 실정임을 고려하면 당시 그 친구의 비판에 상당한 일리가 있었던 셈이다.

AI, 전기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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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식이 이럴진대, AI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는 전력이 더욱 많이 소모된다. 업계 전문가들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5~10배 정도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 학습, 분석해야 하므로 더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잠시라도 운영이 중단될 경우 그 타격이 상당하기에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안정성과 비상시 대비책까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22년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여러 모바일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상당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AI는 다양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다루면서 이용자에게 결과물을 내놔야 하는데, 이것이 멈출 경우 사회 전반에서 점차 높아지는 AI 의존도를 생각할 때 불편은 물론 상당한 수준의 영향이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추가로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앞서 추산한 수치보다 더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결국 더 많은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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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몇몇 기업에 의해서만 다뤄지지 않고 관련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추세를 보면 주요 기업이나 정부 조직은 자체적인 AI 역량과 더불어 AI 전문 솔루션 업체의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한다. 자체 수요와 외부 모델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은 기존보다 더욱 많은 데이터 처리가 필요함에 따라 결국 더 많은 전력량 수요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한 가지 더 생각할 부분이 있다. 한국의 대표 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수요 역시 장기적으로 계속 증가하리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에 더 많은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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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연산 작업으로 과열된 장비를 공기로 식혀주는 ‘공랭식’으로 냉각 작업이 가능했다면, AI를 다루는 장비는 더욱 많은 열을 발산하기에 공기가 아닌 물로 냉각시키는 ‘수랭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은 하천이나 바닷물 등 수자원을 이용한 수랭식 기술 활용 역량을 자사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변 생태계에 대한 영향은 물론, 물을 끌어오고 다시 활용하는 데 드는 에너지 역시 그 양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모로 AIDC 산업은 에너지와 환경에서 많은 도전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AI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AI가 전력을 잡아먹기만 하는 ‘나쁜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여 역설적으로 AI 때문에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제어할 수 있는 도구이자 해결사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2022년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카카오는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안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카카오
2022년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카카오는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안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카카오

박기준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AI연구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연구소가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 등 전력계통이 복잡해지는 데 따른 관리와 운영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한국전력이 설립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력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되는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적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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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인프라 기업인 LS일렉트릭은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와 합께 AIDC 등에 최적화한 직류(DC) 전력 핵심 기술의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2026년 7월 발표했다. 전력 변환 단계 축소를 통해 에너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전력 누수를 줄여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데, 이런 연구개발 업무 현장에는 물론 AI를 활용한 작업도 이어진다. AI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AI로 효율화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수자원 활용 문제에서는 열 발생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히트펌프를 활용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2026년 6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히트펌프의 활용 방안 중 하나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지역난방과 연계해 산업단지 열 수요에 활용하는 디지털제어 기술이 논의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축설계사무소에서는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부를 따로 만들어 영업에 나서고, 관련해서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AIDC로 인한 막대한 전력 수요 증가와 수자원, 폐열 활용 문제에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기술 표준도 논의 단계에 있다. 다만 한번 등장한 기술은 사라지기보다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녹아든다는 그간 인류사의 경험을 고려하면, 결국 다가올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 방안을 마련해온 역사 역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DC를 운영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도 현실적인 고비용을 초래하는 전력 문제와 이에 따른 사회적 반발에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해수 영역에서 돌파구 찾기도

당장 화석연료인 경유(디젤) 발전기 활용이 늘어난 점은 친환경을 향해 가는 사회적 흐름과 맞지 않는다. 애초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전력원 마련을 외쳤던 AI 관련 업계의 다짐과 달리,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급격한 수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현실적 요인이라는 미명하에 디젤 발전기 의존은 단기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라는 보도가 이어진다. 비상발전 등 제한적인 부분에서 활용해야 할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어나는 점은 당장의 현실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 대안으로 자리 잡는 기술적 진보가 이뤄진다면 이는 잠시간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려면 더욱 많은 이해관계자의 노력과 투자가 요구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 일부 기업은 해수와 관련된 영역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한다. 바닷물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냉각이나 파도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등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AIDC는 이제 우리 곁에 현실로 다가온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동시에 구축 예정 지역에서는 대표적 기피 시설로 취급받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속에서, 연착륙을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한 채 갈등만 남는 파국을 맞이할지 모른다.

이재운 자유기고가 damoyer0813@naver.com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지나 인공지능 시대까지, 짧은 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난 역사를 함께해온 40대 칼럼니스트. 점점 강해지는 인공지능 앞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보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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