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번째 별, 벽에 걸리다
서울 적선동 별들의 집에 마련된 추모의 벽 .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네 번째 가을이 왔다. 4주기를 앞둔 1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 종로구 적선동 기억·소통 공간 ‘별들의 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선포했다. 네 해 동안 이어 온 요구는 달라지지 않았다. 참사를 기억해 달라는 것, 진상규명의 길에 함께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달 한 달 동안 도심 곳곳과 별들의 집에서 시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태원 상인이자 구조자였던 160번째 희생자 백형준씨의 아버지 백가인씨가 울먹이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 가족이 별들의 집 추모의 벽 앞에 섰다. 160번째 희생자 고 백형준씨의 아버지와 여동생이다. 영정 대신 희생자들이 환하게 웃는 사진이 나란히 걸린 그 벽에, 이날 한 사람의 얼굴이 더해졌다.
160번째 희생자 백형준씨의 아버지 백가인씨가 아들의 사진을 추모의 벽에 걸고 있다.
160번째 희생자 백형준씨의 여동생이 추모의 벽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백형준씨는 그날 밤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골목에서 사람들이 쓰러지자 그는 가게를 두고 뛰어나가 부상자들을 옮겼다. 살아남은 구조자였던 그는 이후 긴 시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올해 4월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지난 6월 그를 참사 희생자로 인정했고, 희생자는 160명이 됐다.
서울 적선동 별들의 집에 마련된 추모의 벽.
추모의 벽에 남겨진 시민들의 쪽지
다른 이들을 살리려 골목으로 뛰어들었던 사람이, 이제는 그가 구하려 했던 이들과 같은 벽에 나란히 놓였다. 사진을 건 아버지와 여동생은 한동안 벽 앞을 떠나지 못했다.
서울 적선동 별들의 집에 마련된 추모의 벽
참사의 상처는 그날 밤 골목에서 끝나지 않았다. 살아남은 이들과 손을 내밀었던 이들의 시간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160번째 별은 그 사실을 조용히 일러준다. 기억해야 할 이름은 아직 다 헤아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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