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관리했던 시인의 ‘죽음 수업’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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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역-주검을 돌보다’는 성윤석 시인이 묘지 관리 일을 3년간 하며 ‘죽음’을 돌본 체험을 담았다. 이 책은 ‘현장-죽음을 손으로 만지다’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이 장에서 성 시인은 뼈와 살을 발라 주검을 해체하는 노인회장, 산소에 올린 북어를 손질해 파는 여인 같은 사람을 만난다. 또 그는 발을 헛디뎌 정신을 잃었다가 무덤에서 나온 귀신을 봤다고 말한다. “무덤은 사자의 집”이란 말은 책의 한 부분을 압축한다.
두번째 ‘조우-죽은 것들과 만나다’에는 급수병이었던 군대 시절 마네킹(사실은 비극적으로 숨진 딸이다)을 이고 가는 ‘노인 귀신’이 나온다. “호기심도 일었다. 오늘에야 귀신 비슷한 것을 만나는구나”라고 하는 데서 보듯 귀신은 그에게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귀신은 생의 밑바닥을 전하는 매개다. “생이 묘지에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출발점이 군대 시절”이라는 회상은 묘지를 파 주검을 옮기는 산역꾼 체험으로 이어진다. 책상물림이었던 그가 개장 작업을 하다 “손바닥만 한 인체의 한 부분을 발견했다. 머리 뚜껑이었다…나는 머리 몇 가닥을 손으로 집어 들고 달랑거리며, 언덕을 내려왔다”고 쓸 만큼 변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성 시인은 마지막 장인 ‘진혼-인간에겐 헤어질 시간이 필요하다’에서는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말한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는 사흘을 울었다”며 “사람들은 그 시간을 없애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나아가 “죽음에 대한 예의가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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