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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13, 2026

1945년 핵폭탄 터뜨린 미국에 책임 묻는다…다음달 모의재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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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6일 핵폭탄에 맞아 폐허가 된 일본 히로시마 시가지 모습.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제공
1945년 8월6일 핵폭탄에 맞아 폐허가 된 일본 히로시마 시가지 모습.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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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터뜨려 한국인 4만여명 등 23만여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미국의 책임을 묻는 원폭국제민중법정이 다음달 한국에서 열린다. 모의재판이기 때문에 판결의 강제력은 없지만, 앞으로 실제 소송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원폭국제민중법정 국제조직위원회는 13일 “2026 서울 원폭국제민중법정을 다음달 13~15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연다”고 밝혔다.

원폭국제민중법정은 미국의 핵폭탄 투하의 불법성을 밝히고, 미국 정부의 책임을 물어 공식 사죄·배상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기 위한 재판이다. 일제 식민 지배와 강제동원, 핵폭탄 투하에 따른 희생, 해방 이후 한국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라는 3중고를 겪은 한국 원폭피해자들이 원고로 나선다. 직접 피폭을 당한 한국 원폭 피해자 7명과 피폭후유증을 대물림한 피폭자 자녀 4명, 손자녀 1명 등 12명이 재판을 청구한 원고인단을 구성했다. 재판부는 리처드 포크 미국 프린스턴대 국제법 명예교수(재판장), 이석태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마조리 콘 미국 토머스 제퍼슨 법학전문대 명예교수, 캐서린 갤러거 미국 헌법권리센터 선임변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각각 피고와 참고인으로 지정됐지만, 재판에 출석할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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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첫날인 다음달 13일에는 청구인 법률대리인의 모두진술과 청구요지 발표, 전문가 진술, 청구인 증언 등이 진행된다. 이틀째인 14일에는 일본·미국·콩고·마셜제도 등에서 온 원폭피해자 증언, 법률검토팀과 전문가 진술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청구인 최후변론, 비공개 평의 등을 거친 뒤 재판장이 예비판결을 한다. 최종판결은 7개월 뒤 온라인에서 한다.

원고로 출석하는 심진태(83)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은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강대국들이 세계 곳곳에서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핵폭탄 피해자 역시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다. 그런데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NPT(핵확산금지조약)조차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핵 보유를 인정한다”라며 “핵무기 사용을 막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원폭 피해자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심진태 지부장은 1943년 1월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피폭을 당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진 한국원폭피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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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폭피해자 자녀로서 원고로 출석하는 한정순(67)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은 “핵폭탄이 터지고 81년이 지났지만 누구도 사과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법정에서 미국의 사죄를 요구하며, 미국·일본·한국 정부에 피해자 대책을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한정순 회장은 부모가 히로시마에서 피폭을 당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후유증을 대물림해서 고생하고 있다.

미국은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 8월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이때 민간인 23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일본에 살던 한국인도 7만여명이 피폭돼 4만여명이 숨졌다. 1945년 8월15일 해방 이후 생존자 2만3천여명이 귀국했다. 대한적십자사 집계를 보면 9월30일 기준 국내 생존자는 남자 557명, 여자 895명 등 1452명만 남았다. 생존자 평균 나이는 85.5살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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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에 피폭되면 목숨을 건지더라도 후유증을 앓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피폭당하지 않은 자손에게까지 후유증이 대물림된다는 점이다. 반핵평화운동가 김형률씨는 2002년 3월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피폭 후유증을 앓는 원폭피해자 2세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후유증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에 처음 알려졌다. 김씨는 결국 2005년 5월29일 35살의 나이에 피폭 후유증으로 숨지며, “미국의 사과를 꼭 받아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원폭국제민중법정은 김씨의 유언을 실천하기 위해 출발했다.

원폭국제민중법정 국제조직위원회의 한국사무국을 맡은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오혜란 집행위원장은 “애초 미국 뉴욕에서 원폭국제민중법정을 열려고 했으나, 비자 발급 지연 등 미국 내 여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돼 장소를 서울로 옮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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