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대응기금, 국회 사전통제 축소 우려”···사업선정·재원 산정도 보완 주문
그래픽 미래기금
정부가 내년 도입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미래기금)에 대해 국회가 입법부의 사전적인 재정통제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기금 지출계획을 바꿀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데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어떤 사업에 돈을 쓸지, 재원으로 삼을 세금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보완해야 한다고 봤다.
미래기금은 세수 여력이 있을 때 돈을 쌓아 청년·산업·지역·교육 분야에 투자하고, 세금이 부족해지면 적립금으로 정부 살림을 보충하는 제도다. 정부는 내년 도입을 위해 기금 신설법과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을 국회에 제출했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공개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한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정부의 재정 운용 신축성이 확대되는 반면 국회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사전적 심의ㆍ통제 범위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안은 일반회계 세입이 부족할 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미래기금의 여유자금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했다. 일반회계는 정부의 통상적인 수입과 지출을 담는 회계다. 보고서는 변경 내역을 즉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사후보고와 사전 심의·의결은 다르다는 점을 짚었다.
정부가 주요항목 지출계획을 자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한도를 30%로 정한 점도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현행법은 금융성 기금에는 30%, 그 밖의 기금에는 20%를 적용한다.
보고서는 금융성 기금의 경우 보증·보험 등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돈이 크게 달라지지만, 미래기금은 지원대상과 목적이 정해진 정책사업 지출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금융성 기금과 같은 30%를 한도로 두는 것은 과하다는 취지다.
국회는 이날 별도로 낸 미래대응기금 설치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어떤 사업에 돈을 쓸지 정하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원 범위가 넓으면 기존 예산으로 하던 사업을 기금으로 옮기는 데 그치거나, 비슷한 사업이 여러 회계와 기금에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금의 청년계정은 고용보험기금·주택도시기금 등과 영역이 겹칠 수 있다고 봤다. 성장동력계정은 산업·과학기술 관련 기금 및 일반회계 연구개발(R&D) 사업과, 지방계정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등과 지원 영역이 각각 겹칠 수 있다고 봤다.
기금에 넣을 돈을 계산하는 방식에도 주의를 요구했다. 정부는 ‘추가세수’와 ‘초과세수’를 주요 재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실제 거둔 세수와 해당 연도 예산에 잡힌 내국세 추산치 오차가 크면 기금 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장기적으로 기금을 운용하기 위해 세수 부족에 대비해 얼마를 남겨둘지, 적립금을 어떤 요건과 한도 안에서 사용할지, 미래투자와 재정 안정화 사이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향후 국회 재경위원들은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토대로 정부 설명을 듣고 여야 논의를 통해 법안 보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국회 사전 의결 없는 일반회계 전출, 기금 지출계획의 30% 자체변경 한도, 사업 선정기준과 세수 산정방식 등이 논의 대상이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정부 쌈짓돈’이라며 미래기금 조성에 반대하지만, 다수 여당은 정부안에서 문제되는 일부분만 수정해 통과시킬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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