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기 WHO 사무총장 선거에 후보 지명…미국 빠진 자리 파고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부산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이 차기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거전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 1월 WHO를 탈퇴한 가운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제네바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20년간 모자보건 정책과 국제 협력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자국 관료 쑹리를 차기 WHO 사무총장으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쑹리는 중국에서 전국부녀연합회 사무국 서기이며, 이전에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모자보건사(국)장을 지냈다.
중국이 가세하면 WHO 사무총장 선거는 7파전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벨기에, 카타르, 보츠와나,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 6개국이 추천한 후보자들이 앞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쑹리와 제네바 주재 중국 대표부가 확인 요청에 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쑹리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선출되면 홍콩 출신 마거릿 챈 전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 중국 국적의 WHO 사무총장이 된다.
이번 선거는 WHO가 미국의 탈퇴로 자금 압박을 겪는 가운데 이뤄진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 및 산하 기관에 관여를 축소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유엔 기구 및 기타 다자간 협의체에서 더 많은 책임을 맡으려 오랫동안 노력해왔다“며 이번 선거 출마도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공백을 메우고자 하는 신호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WHO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등 유엔 산하기구 31개와 비유엔기구 35개에서 탈퇴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WHO는 이후 예산과 사업을 축소하고 전체 인력의 4분의 1을 감원했다. 미국 정부는 탈퇴 사유로 “WHO가 가장 큰 재정적 기부자인 미국의 이익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치적이며 관료적 의제를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WHO가 공중보건 위기 선포를 늦게 하고, 대유행 초기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중국의 편을 들었다고 비난해 왔다. 중국은 당시 코로나19 책임론 속에서 WHO의 긴급 요청에 시노팜 백신과 자금 총 5000만달러를 기부했다.
WHO는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고립 전략을 펼치는 장이기도 하다. 중국이 1972년 유엔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되면서 회원국 자격을 상실한 대만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여해 왔다. 2017년 민진당 정권 출범 이후 중국은 대만의 WHA 총회 참석을 막아 왔다.
WHO는 지역별 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인 11월 초 무렵 확정된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전체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WHO 집행이사회는 내년 1월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며, 내년 5월 WHA에서 최종 당선자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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