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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29, 2026

‘운동’ 좀 하던 언니들, 그 기세 여전하네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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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중 l 변정정희 지음, 현암사, 1만8800원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중 l 변정정희 지음, 현암사,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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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유쾌한, 호기심 많은 할머니가 되는 것. 언젠가부터 그것이 제 꿈이라고 에스엔에스(SNS) 프로필에 적어 놓았습니다. 희로애락을 겪고 인생의 파고를 넘으면서도 여전히 삶을 뜨겁게 사랑하는 여성들. 그 존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삶을 살아낼 용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대 할머니들의 서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엄마·아내라는 역할을 벗어나 노년의 삶을 자기답게 꾸려가는 이옥선씨의 ‘즐거운 어른’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도 자기 인생에 대한 후회도, 타인에 대한 원망도 없는 사토 아이코의 ‘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최근 출간된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중’(현암사)도 재밌게 읽은 ‘할머니 서사’의 목록에 올릴 만한 책입니다. 방송 작가로 일하면서도 한번도 자신을 노동자로 인식하지 못했던 변정정희 작가가 50여년 전 ‘투쟁’ 좀 해본 ‘언니’ 7명을 찾아가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들었습니다.

64살부터 77살까지, 책 속 ‘언니’들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1977년 스무살에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에 가입해 대의원을 맡고 성차별적인 노동환경을 바꾸는 데 힘썼던 이정화씨는 69살인 지금도 요가 강사로 일합니다. 청계피복노동조합 출신인 재봉사 박연준씨(64살)는 여전히 하루 9시간 넘게 미싱을 돌립니다. 그는 “그냥 열심히 사는 내 모습이 나는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그런 박씨를 보며 저자는 “길면 말아 막고 짧으면 덧붙인다. 불량이 나면 품이 들겠지만 고쳐 막으면 그만이다. 어떤 역경이 있어도 미싱이 타고 지나가듯이, 여전히 미싱을 돌리는 연준의 삶이 그러하듯이, 미싱이 돌아가는 동안은 계속 봄이다”라고 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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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내년 칠순을 맞는 어머니가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여전히 노동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어머니의 생도 언젠가 글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 좀 하던 언니들의 ‘기세’는 여전했고, 그 기세가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 여성들이 조금은 더 나은 환경 속에 서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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