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새벽 3시에 항상 잠이 깰까…3시 각성 부르는 ‘이 저녁 습관’
새벽 3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계가 의외로 밤 9시의 노트북을 닫는 일일 수도 있다. pexels
“또 3시다.”
밤 11시쯤 잠이 들었는데 새벽 3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누워보지만 이번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 시계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몇 시인지 확인하고, ‘내일 피곤하면 어떡하지’ 생각하다 보면 정신은 점점 또렷해진다.
한두 번이라면 대수롭지 않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내 몸의 시계가 새벽 3시에 맞춰진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새벽 3시라는 시간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수면 중에는 여러 차례 짧게 잠에서 깨는 것이 정상이며,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한다. 문제는 깨고 난 뒤 다시 잠들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도 밤중에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을 불면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설명한다.
잠들기 전에 일하는 게 왜 문제일까
미국의 생활 전문 매체 톰스가이드의 수면 담당 에디터 니콜라 애플턴이 반복되는 새벽 3시 각성 때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인 애릭 프래더 박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프래더 박사가 주목한 것은 의외로 침대와 같은 수면 환경이 아니었다. 잠들기 전까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저녁 습관이었다.
프래더 박사는 “정상적인 근무시간 이외의 일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수면에 해로울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저녁의 이메일 쓰기, 마감 업무, 끝내지 못한 일은 몸은 침대로 향했어도 뇌가 계속 ‘일하는 상태’에 머물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트북을 닫은 뒤에도 머릿속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생각을 계속 처리할 수 있다”며 이것이 숙면을 방해하고 밤중 각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잠자리에 누운 시간이 곧 ‘하루가 끝난 시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침대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메일을 확인하고, 내일 할 일을 정리하고, 업무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면 몸은 누워 있어도 뇌는 아직 일과를 끝내지 못했을 수 있다.
새벽 3시는 ‘코르티솔 탓’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대목에서 흔히 나오는 설명이 있다. “새벽 3시에는 코르티솔이 올라가기 때문에 잠에서 깬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르티솔은 아침에 각성을 돕기 위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호르몬이다. 기사가 소개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퇴근 이후 이메일을 확인한 직원들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고, 취침 전까지 일한 사람에게 코르티솔 각성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났다. 프래더 박사는 코르티솔 각성 반응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수면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눈여겨볼 것은 ‘나에게 어떤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가’이다. 프래더 박사는 잠자리에 든 시간, 저녁에 일을 한 시간, 잠에서 깬 시간을 몇 주간 기록해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저녁에 일을 한 날마다 새벽 3시 각성이 반복된다면 그 연관성을 살펴볼 만하다는 것이다.
잠들기 전 1~2시간, ‘완충 시간’을 만들어라
프래더 박사가 제안한 처방은 간단하다. 잠들기 전 60~120분을 업무에서 떼어놓는 것이다. 그는 이를 ‘디지털 버퍼(digital buffer)’라고 설명하면서 잠들기 전 1~2시간을 업무가 아닌 휴식에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에는 독서, 가벼운 TV 시청, 따뜻한 샤워, 스트레칭, 명상처럼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활동을 권했다.
그는 “특정 활동보다 차분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밤 10시부터 휴대전화 절대 금지’처럼 지나치게 엄격한 규칙을 세우기보다 일에서 휴식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밤 11시에 잠자리에 든다면 오후 9시부터는 업무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다. 컴퓨터를 닫고, 조명의 조도를 조금 낮추고, 책을 읽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하루 동안 해결하지 못한 일은 다음 날의 자신에게 넘긴다.
한밤중의 짧은 각성은 정상적인 수면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깨는지, 얼마나 오래 깨어 있는지, 다음 날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다. NHLBI에 따르면 일주일에 3회 이상 잠들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이것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불면증의 기준에 해당할 수 있다. 낮 동안 심한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가 나타나거나, 수면 문제가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숨이 막혀 깨는 경우, 반복적인 야간 각성과 함께 낮 동안 심한 졸림이 있다면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수면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사는 수면일지와 증상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수면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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