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호르무즈 파병시 직접 공격 간주”, 미국은 “파병 기다리고 있다”···‘고래 싸움’에 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등 군사적 자산을 파병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취역식 당시 소양함 모습. 연합뉴스
이란의 고위 당국자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대항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를 전쟁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이란이 내놓은 첫 반응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측은 “한국이 중동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며 빠른 결단을 압박했다.
이란의 한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인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 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한 상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행위 때문에 초래된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안보와 안정을 흔드는 미국의 공격적인 정책 때문에 자국의 이익과 명성을 희생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관리는 “이란인과 그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한 어떤 공모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대항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를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침략 및 전쟁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알마야딘을 인용해 이 관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한국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 참여 압박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수색 및 구조 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일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한 언론 질의에 “한국은 중동 원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이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답했다. 한국 정부의 파병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으로, 사실상 결단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시작된 뒤 지난 3월부터 한국과 일본 등 중동산 원유 주요 수입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직접 책임져야 한다며 군함 파견 등을 요구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차례 한국을 콕 집어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한국에게 ‘도움을 주겠냐’고 물으니 ‘사양하겠다’고 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을 돕지 않은 한국을 “기억해 두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청와대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4일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정부는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에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고 여러 번 얘기해 왔다”며 “실질적 기여에는 전투에 참여하는 것도, 비전투도 있다”고 설명해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검토 중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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