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문 열고 타는 차부터 사막 건너는 차까지…파리서 만난 작은 전기차들
지난 12~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모터쇼 2026’에서 만난 초소형 전기차들은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았다. 도심 주차용부터 휴양지용, 대륙 종단용 탐험 차까지 쓰임도 다양했다.
차 앞면이 통째로 문…마이크로모빌리티시스템의 마이크로리노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모터쇼 2026에 전시된 초소형 차량 마이크로모빌리티시스템의 마이크로. 오동욱 기자
스위스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모빌리티시스템의 마이크로리노를 타려면 주변의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사이드미러 아래 작은 버튼을 누르면 차 앞면이 통째로 열리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주행 속도는 모델에 따라 최대 시속 90㎞(일반 면허용)와 45㎞(무면허용)에, 최대 주행거리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93~228㎞에 불과하다. 하지만 차의 면적 자체가 일반 중형 세단의 40% 수준이라 주차가 쉽다. 차 앞면을 통째로 문으로 만든 것도 평행주차가 필요한 노상주차장에 전면주차를 해 인도로 바로 내리기 위한 것이다.
유럽 휴양지 느낌 가득…피아트의 토폴리노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모터쇼 2026에 전시된 피아트의 초소형 전기차 ‘토폴리노’. 오동욱 기자
카페와 과일가게를 본뜬 전시 공간에 유난히 짧고 통통한 차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 피아트의 초소형 전기차 토폴리노였다. 피아트는 이번 전시에서 민트색 버전인 ‘베르데 비타’를 선보였다. 피아트 관계자는 “도심용 차에 오픈카의 여유를 더한 차”라고 말했다. 이 차는 지붕 전체가 천으로 돼 있어 돌돌 말아 위로 올릴 수 있었고, 크롬 장식과 빈티지 바퀴덮개(휠커버)를 갖추고 있었다. 실속도 충분히 챙겼다. 배터리 용량은 5.4㎾h(킬로와트시), 최대 주행거리는 75㎞로 도심 속 일상에 여유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멋진 어르신들을 위한 차…버튼의 ‘버튼 일렉트릭’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모터쇼 2026에 전시된 버튼사의 전동화 올드카 ‘버튼 일렉트릭’. 오동욱 기자
긴 차체 앞부분과 바퀴를 감싼 둥근 흙받이(펜더), 작은 앞 유리로 고전적인 멋을 살린 버튼 일렉트릭도 눈길을 끌었다. 옛 자동차의 모습이었지만, 모터 두 개로 네 바퀴를 굴리는 ‘전기차’다. 나이가 지긋한 버튼 관계자는 “내 나이대를 위해 만든 차”라며 “기어 자체도 후진과 전진으로 단순해 운전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 달리 현장에는 젊은이들의 관심이 더 높았다. 출력은 15㎾(킬로와트)로, 최고 시속 90㎞에 주행거리는 최대 120㎞다. 220V(볼트) 전원으로 완전히 충전하는 데 4시간이 걸린다. 버튼 일렉트릭은 내년 중순 유럽 인증을 마치는 대로 출시할 계획이다.
동네를 넘어 아프리카를 질주한 시트로엥 아미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모터쇼 2026에 ‘라 크루아지에르 베르트 원정’에 참여한 시트로엥의 차량 ‘아미’가 전시돼 있다. 이 차는 2024년 모로코에서 시작해 16개국을 거쳐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다. 오동욱 기자
시트로엥 아미는 장거리 원정에도 나섰다. 프랑스의 ‘라 크루아지에르 베르트’ 원정대는 개조한 아미 4대로 2024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아프리카를 종단해 약 1만7000㎞를 달렸다. 충전은 태양광으로 했다. 원정대원 알렉상드르 위노크는 “44개 태양광 패널을 펼쳐 배터리를 충전했고, 이동 중 재생에너지원도 이용했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파리모터쇼에서 새 태양광 전기차 ‘아미 사하라 4×4’도 선보였다. 차의 앞뒤에 엔진을 하나씩 달았던 1950년대 시트로엥 ‘2CV 사하라’에서 착안해 전기모터 두 개가 앞뒤 바퀴를 각각 구동하도록 했다. 이들은 내년 12월부터 모로코와 세네갈을 왕복하는 약 5000㎞의 사하라 원정에 도전할 계획이다.
에릭 비구루 라 크루아지에르 베르트 원정대 창립자(오른쪽)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내년 말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횡단을 위해 개발한 ‘아미 사하라 4×4’를 소개하고 있다. 파리|오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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