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상호주의로 얻을 건 위기 반복뿐…노무현 대통령 말씀 상기할 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0·4 남북정상선언 19주년을 맞은 4일 “‘상호주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수시로 발생하는 위기의 반복과 대결 구도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신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상기할 때”라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의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9주년 기념행사 기념사를 통해 “다시 10·4 남북정상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적대와 대결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념사는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0월2일,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육로로 방북길에 오르셨다”며 “북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남긴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구는 10·4 남북정상선언의 의미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이 평화의 새 시대를 열었다면, 10·4 남북정상선언은 평화를 굳게 다지기 위한 남북 정상 간의 약속이었다”며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의 관계로 전환시키고 군사적 적대관계를 끝내며, 정전체제를 넘어 항구적 평화체제를 함께 만들어 가자는 역사적 합의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면서 적대와 대결이 그 자리를 채웠다”며 “적대와 대결은 물적·인적 피해를 낳고 경제의 걸림돌이 된다. 심지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명분으로 악용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얼마 전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이라는 세 가지 청사진을 국민과 국제사회 앞에 밝혔다”며 “이는 10·4 선언이 품었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낸 평화와 번영의 청사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다지는 여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님의 신념과 의지를 이어받아 이 땅에 항구적인 평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발언은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지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벌어진 가운데 상호주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지뢰 사고의 상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정부는 다른 방식의 상응 조치를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대응 조치로는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사회를 통한 비판, 북한에 사과·재발 방지 요구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의 최종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대응하는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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