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계란 프라이 하나 더?…여름엔 ‘금값’ 계란, 가을지나 가격 ‘뚝’[경제뭔데]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일러스트 |생성형AI
여름철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달걀 가격이 최근엔 1년전 가격보다 하락했을 정도로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를 보면, 이달 특란 30구 소비자가는 6907원으로 반년 만에 7000원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1년 전 평균(7039원)보다 저렴해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낮아졌습니다.
기간을 좁혀보면 가격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지난달 말~이달 초 6900~7000원 수준이었던 특란 한판 가격은 지난주(12~18일)엔 6838원, 이번주(19~22일)에는 6728원까지 내려왔습니다. 1년전 같은 기간 7300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저렴해 진 것이죠. 올 여름철엔 한 판당 7500원 안팎까지 오르며 전년보다 한 판당 500원 가량 비쌌지만 반년만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올 겨울 AI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더 내려올 전망입니다. 지난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로 크게 줄어 수입까지 했던 달걀 생산이 ‘회복기’를 지나 지난해보다도 더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초에 계란은 왜 비쌌을까
그래픽 |생성형AI
올 여름철 계란 가격이 비쌌던 배경엔 계란의 ‘천적’ AI가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 발생한 AI로 살처분한 ‘산란계(알을 낳는 닭)’는 1134만마리로 5년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습니다.
전국민이 하루에 소비하는 계란은 5000만개 수준입니다. 1명이 하루에 계란 1개는 먹는 셈인데요.
알을 낳는 닭이 단숨에 살처분되다보니 당연히 계란 공급이 부족해졌습니다. 한국농촌연구원에 따르면 계란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6월 일평균 계랸 생산량은 4705만개로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했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닭이 알을 낳는 것이 아니다보니, 가격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 정부가 택한 대책은 수입이었죠. 정부는 올해 2억개가 넘는 신선란을 수입해 한 판당 5000원 안팎에 판매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생산이 모자라는 만큼 수입을 하고 물가 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저렴하게 판 것이죠.
최근 브라질산 계란 수입 논란이 화두가 되기도 했는데요. 대부분은 미국에서 계란을 수입하지만 미국에도 올 겨울 AI가 발생해, 계절이 달라 AI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브라질에서 소수 물량을 시범적으로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비쌌던 계란 왜 싸졌을까
한 대형마트의 국산 계란 한판 판매가. 홈페이지 갈무리
가격 고공행진이 꺾인 건 계란 생산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3분기 가축동향조사’를 보면 알을 낳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8654만4000마리로 1년 전보다 6.7%, 전분기보다 9.6% 늘었습니다.
늘어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계란 가격이 오르면서 ‘닭고기용 닭(육계)’을 기르는 농장이 ‘계란용 닭(산란계)’로 전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에만 95개 가까운 육계 농장이 산란계 농장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닭고기가 되는 닭을 기르기보다 알을 낳는 닭을 기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죠.
알을 낳지 못했던 병아리도 닭으로 성장해 알을 낳기 시작하면서 가을 이후 계란 생산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닭을 살처분했던 농가들도 정상 궤도에 들어오면서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닭은 부화한 후 3~4개월 뒤부터 조그마한 알(초란)을 낳기 시작하는데요. 본격적으로 계란을 ‘폭풍생산’하는 건 부화한 뒤 6개월 뒤인 암컷(산란종계)입니다.
AI로 살처분한 뒤 방역을 마무리한 농가들은 3~4개월 뒤부터 새로운 닭(병아리)를 들여올 수 있는데요. 방역을 마치고 봄에 들여온 닭이 반년이 지난 9~10월부터 생산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계란 가격도 안정화된 것이죠.
한국농촌연구원은 21일 이달 산란종계가 1년 전보다 0.7% 증가한 5902만마리,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같은 기간 0.6% 늘어난 5031만개로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계란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공급이 늘면서 정부도 계란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변수만 없으면 생산량은 연말까지 증가될 것 같다”며 “산지가격도 계속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산지가격은 특란 한판에 5200원 수준인데요, 정부는 5000원 아래로도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지가격은 2~3주 지나 소비자가격에 반영됩니다. 소비자가격도 이에 따라 낮아질 전망입니다. 비싼 계란가격에 재정을 투입해 ‘할인지원’에 나섰던 정부는 계란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할인행사도 종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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