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처럼 매일 띄운다…인류 최대 발사체 ‘스타십’ 연 456회 발사 추진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인류 최대·최강 발사체 ‘스타십’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14차 시험발사되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자신들이 개발한 인류 최대·최강 발사체 ‘스타십’을 연간 최대 456회 쏘아 올리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하루 1~2회 발사하겠다는 뜻이다. 해외 인기 노선에 투입되는 국제선 여객기 수준의 잦은 이륙 횟수다.
스타십은 이륙할 때 동체에 품은 인화성 화학물질을 다량 연소하고, 강력한 소음도 내뿜는다. 공공 안전과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사 횟수 증가 신청을 심사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주민 대상 공청회를 다음 달 열 예정이다.
‘하루 1~2회 발사’ 심사 착수
지난주 현지 과학계에 따르면 FAA는 스타십을 연간 최대 456회 쏘겠다는 요청을 스페이스X에서 접수했고, 이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을 띄우겠다고 한 곳은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이다. 지금도 스타십 이륙 장소로 쓰인다.
스타십은 2023년 첫 발사 뒤 2025년까지는 연 5회, 이후 현재까지는 연 25회로 발사 승인 횟수가 조정돼왔다. 소음 등 영향과 선박·항공기 운항 통제 등으로 인한 불편 등을 고려해 FAA가 정한 상한선이다. 스페이스X는 이 횟수를 지금보다 무려 18배 늘리려는 것이다.
스페이스X 뜻대로 발사 횟수가 크게 늘면 텍사스주 하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스타십이 하루 1~2회 공중으로 치솟는다. 이런 잦은 발사 주기는 해외 인기 노선에 투입되는 국제선 여객기 이륙 횟수와 맞먹는다. 인류가 만든 어떤 발사체도 이렇게 자주 우주로 떠난 적이 없다.
스타십이 대체 뭐길래 스페이스X는 이렇게까지 발사 횟수를 늘리려는 걸까. ‘대형 우주 버스’다. 길이 124m, 엔진 추력은 8240t이다. 인류가 만든 발사체 가운데 가장 크고 힘이 세다. 사람을 100명 태울 수 있다. 인류가 만든 어떤 발사체도 지금까지 10명 이상을 태운 적이 없다. 스페이스X에 스타십은 세계 우주 운송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카드다.
문제는 스타십이 매일 발사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FAA는 우선 스타십이 비행 도중 인구 밀집 지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공공 안전 여부’를 들여보겠다는 얘기다. 발사체는 워낙 빠르고 거대한 데다 추력을 뽑기 위한 인화성 물질을 동체에 가득 품고 있다. 거주지에 추락한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
환경 영향도 평가할 예정이다. 해양 생물이 과도한 소음이나 진동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는지, 대기·수질 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지 등을 자세히 뜯어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보나 외교 분야와 연관된 우려, 발사 운영과 관련한 보험 체계도 살핀다.
FAA는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텍사스주에서 다음 달 총 5번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와 주민·환경 단체 간에 갈등이나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 근처 해안에서 시민들이 스타십 14차 시험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고객 증가 대비하려는 듯
사실 연간 456회 발사는 현재 스타십 상황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많은 횟수다. 스타십은 올해 3회, 지난해 5회 발사됐다. 연간 최대 25회의 현재 상한선도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도 스페이스X가 연간 456회 발사 승인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으려는 이유가 뭘까. 스타십 기술 성숙도가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타십은 지난달 14차 시험발사에서 스타링크 용도 위성을 우주에 투입해 운용을 시작했고, 지구 전체를 도는 궤도 비행에도 성공했다. 지구 밖에서 안정적인 운송 수단으로 작동했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15차 시험발사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회수에 성공한 1단 로켓은 물론 나머지 2단 로켓까지 발사대로 유도해 회수하는 시도에 나선다. ‘로켓 재사용’을 통해 발사 비용을 압도적인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스타십 운용의 얼개다. 이를 실전에서 보여주려는 계획이다.
지난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의식을 지구 너머로 확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완전히 재사용되는 궤도 발사체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 수송에 더해 재사용 능력까지 공개적으로 입증되면 자신들이 만든 위성을 지구 궤도까지 올려 달라는 업체가 줄을 설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X 입장에서는 스타십의 발사 횟수를 언제든 늘릴 수 있도록 필요한 행정 절차를 미리 밟아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FAA는 “이해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정보나 연구 내용을 공청회에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미래 기업 가치를 좌우할 스타십의 발사 횟수 증가 신청에 대해 FAA와 대중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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