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에 좋다던 차…‘이렇게’ 마셨더니 오히려 건강만 해쳤다
평소 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1% 낮았다. 단 차를 입이나 목이 데일 정도로 매우 뜨겁게 마신다고 답한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혈관 질환 위험이 16% 높았다. 프리픽이미지
차를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지만, 지나치게 뜨거운 차는 오히려 위험을 높이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서도 위험도 차이가 관찰됐다.
미국 CNN은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내과학저널’에 발표된 연구를 소개하며 차를 마시는 빈도와 종류, 온도 등이 심혈관 건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도했다.
연구진은 중국 성인 48만5934명을 대상으로 차를 마시는 습관과 심혈관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가자는 30~79세였으며, 평균 약 9년간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 이 기간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 폐심장 질환, 말초동맥 질환 등 혈관 관련 질환 사례는 총 1만4863건 확인됐다.
분석 결과, 일주일에 3일 이상 차를 마시는 사람은 차를 이보다 적게 마시는 사람보다 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1% 낮았다. 연구진은 연령과 흡연 여부, 신체활동, 체중, 기존 질환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다.
다만 이는 차를 마시는 습관과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차가 직접적으로 질환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차를 마시는 온도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차를 입이나 목이 데일 정도로 매우 뜨겁게 마신다고 답한 사람은 차를 규칙적으로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혈관 질환 위험이 16% 높았다. 반면 실온이나 따뜻한 정도의 차를 마시는 사람은 차를 규칙적으로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차를 마시는 온도를 실제로 측정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응답에 의존했다. 사람마다 ‘매우 뜨겁다’고 느끼는 기준이 다를 수 있고, 식습관 등 다른 생활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CNN의 건강 전문가인 레아나 웬 미국 조지워싱턴대 임상 부교수는 차에 함유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식물성 화합물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성분은 항산화·항염 작용을 하며 혈관 내벽을 보호하고 동맥이 이완되는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의 종류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홍차는 녹차보다 여러 유형의 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더 일관된 연관성을 보였다. 홍차와 녹차는 모두 차나무에서 나오지만, 잎을 가공하는 방식이 달라 폴리페놀의 구성에 차이가 생긴다.
웬 교수는 홍차와 녹차 모두 건강한 식단에 포함할 수 있다며, 건강 효과를 기대한다는 이유만으로 평소 즐기던 차의 종류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설탕이 든 음료 대신 무가당 차를 선택하면 첨가당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는 것이 좋을까. 이번 연구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차를 마시는 참가자 가운데 혈관 질환 위험이 가장 낮게 추정된 섭취량은 하루 약 6~8잔이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를 모든 사람에게 권장하는 섭취량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의 양은 참가자의 자기 보고를 토대로 집계됐고, 컵 크기도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페인 섭취량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하루 카페인 400㎎은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과 관련되지 않는 양으로 여겨진다. 다만 차의 종류와 우려내는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달라지며, 임신 중인 사람은 하루 20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권고된다.
전문가들은 차를 새롭게 마시기 시작하거나 섭취량을 늘리기보다는 전체적인 생활습관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영국심장재단 선임 영양사 델 스탠퍼드는 이번 연구가 차 섭취와 혈관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인과관계를 완전하게 입증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연구 참가자의 식단과 생활습관 등 다른 차이가 결과를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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