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모자라 석탄 대신 LNG 발전소 늘린다면서 탄소 규제도 강화?

정부가 2036년까지 설계 수명이 끝나는 석탄발전기 27기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기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각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규제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탄소 저감 기술을 도입해 탄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취지는 좋지만 기술이 얼마나 발전할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석탄 대체 LNG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기준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년 단위로 배출 허용 기준을 강화해 2050년에는 ‘0’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LNG는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때 석탄보다 적긴 해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업계에서는 가스터빈 연료를 천연가스에서 수소로 바꾸거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을 적용하는 방안 등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특정 탄소 저감 기술을 지정하거나 연도별 저감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8일 공개 토론회에서 2036년까지 설계 수명 30년이 끝나는 석탄 발전기 27기(13.6GW)를 LNG 발전기로 대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진화력 5·6호기 대체분은 호남권에, 영흥화력 1·2호기 대체분은 수도권에 배치하는 등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전략적으로 투입한다.
정부가 LNG 발전 활용도를 높이려는 것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한 2040년 최대 전력 수요는 종전 전망보다 26.8GW(기가와트) 늘어난 최대 165GW다. 신규 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태양광·풍력의 발전량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LNG 발전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신규 LNG 발전기들은 앞으로 정부가 향후 정할 로드맵에 따라 탄소 저감 기술을 발전기에 단계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미리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기후부는 산업단지와 지역난방에 열을 공급하는 LNG 열병합 발전 사업자들과도 2050년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낮추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발전 업계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LNG 발전소는 한번 지으면 30년가량 운영하는 장기 투자 사업이다. 수소 발전과 탄소포집 기술이 언제 충분히 발전할지,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계별 감축 기준에 따라 필요한 설비와 투자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2030년과 2040년까지 발전량당 탄소배출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단계적인 수치가 나와야 설비 투자와 사업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출 규제를 강화하기에 앞서 기술적으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탄소를 줄이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보전해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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