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언니’ 사고 치고도 정부 지원 받아···의료법 위반·정보 유출에도 ‘정책금융 보증’ 계속
강남언니 로고. 힐링페이퍼 홈페이지 갈무리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가 과거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3자에게 넘겨 과징금 처분을 받은 뒤, 정부의 자금지원 대상 기업에 선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원은 강남언니 측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을 때도 여러 차례 연장되기도 했다. 정책지원 대상 기업 심사에 사각지대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술보증기금(기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는 2020년 12월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6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받았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중소벤처기업부가 혁신성·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에 보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에 앞서 강남언니는 2020년 5월 이용자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530만원·과태료 8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런 처분 7개월 뒤에 지원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이후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재판 중에도 세 차례 보증이 연장됐다. 앞서 검찰은 강남언니가 2015년 9월~2018년 11월 71개 병원에 9215명의 가입자를 알선해 1억76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겼다고 보고 홍 대표를 기소했다.
2022년 1심 재판부는 홍 대표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기보는 당시 유죄 판결을 인지했지만, 2022년 3월 힐링페이퍼의 보증기한을 1년 연장했다. 홍 대표 측 항소로 2심이 진행되던 2023년에도 보증기한은 재차 연장됐다. 2023년 7월 2심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하고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된 이후인 2024년 2월에도 기보는 또다시 보증기간을 연장했다. 개인정보 유출이 적발된 업체가 정책보증을 지원받고, 대표가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되는 동안 정책보증이 세차례 연장된 것이다.
기보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업무처리방법’을 보면, ‘사회적 논란 유발 등으로 선정 취소가 불가피’한 기업은 보증 선정을 취소토록 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보가 강남언니 측과 문서를 주고받은 내역도 없었다. 다만 홍 대표 재판과 관련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내부 동향관리 보고·사후관리 등급 조정만 이뤄졌다.
힐링페이퍼가 지난해 2월 60억원을 전액 상환하면서 보증은 해지됐다. 이후에도 강남언니의 사고는 또 발생했다. 지난 9월 강남언니 이용자 21만9665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용자들의 이름·연락처뿐 아니라 의료정보 등 민감 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자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에 나선 상태다.
임문영 의원은 “위법 논란을 빚은 기업이 충분한 검증·확인 없이 보증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고, 경영활동과 관련해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는 동안에도 연장심사를 통과했다면 보증·연장심사 제도의 사각지대가 드러난 셈”이라며 “심사 절차 등을 보완해 보증심사 대상 기업의 위법행위·준법경영 여부 등이 함께 고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또 “대표의 형사재판·유죄 판결을 알고 있었다면, 보증 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사하고 그 판단 근거도 남겼어야 한다”라며 “법 위반 등 새롭게 발생한 위험 요인도 보증 연장 과정에서 살펴보고, 판단 근거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후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기보 측은 보증심사 연장에 재무 관련 정보만 참고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보는 2023년부터 보증 신청 기업의 법 위반 이력 등 ‘평판 리스크’를 제출받아 평가에 반영하고, 사회적 이슈 관련 기업의 소명을 받고 심층 평가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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