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면 다른 대우 받아야? 그게 세계가 미국을 싫어하는 이유” 제시 마시 감독, 조국 미국에 직격
제시 마시 캐나다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 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선전에 둘러싸여 살아왔다.”
캐나다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미국인 지도자 제시 마시 감독이 자신의 조국 미국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마시는 4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세계 1위 국가이고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모든 분야에서 지배적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들으며 자란다”며 “그래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미국인이기 때문에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세계 사람들이 미국인들에게 화를 내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며 “미국 밖에서 살아보지 않은 미국인들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마시의 발언은 최근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을 둘러싼 징계 논란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발로건은 2026 북중미월드컵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당해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징계가 경기 직전 뒤집히면서 출전이 가능해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검토를 요청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마시는 “그런 결정은 세계 어느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세계 사람들이 미국을 싫어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했다.
마시는 미국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미국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현재는 캐나다를 이끌고 있다. 지난 여름 북중미월드컵에서 캐나다를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으로 이끈 뒤 계약을 4년 연장했다.
캐나다와 미국의 정치·외교적 관계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다.
마시는 캐나다가 미국보다 유럽에 가까운 성향을 지닌 국가라고 평가하면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상을 밝혔다. 빌 클린턴과 조지 H W 부시, 버락 오바마, 트럼프, 조 바이든, 지미 카터 등 미국 대통령 6명을 직접 만난 경험이 있다는 그는 카니를 오바마와 비교하며 “똑똑하면서도 평범한 사람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마시는 축구계 현안에서도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최근 재정 규정 위반 판결을 받은 맨체스터 시티를 향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시는 “맨시티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강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알고 있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리즈 유나이티드를 지휘했던 2022년 당시를 떠올리며 맨시티의 재정 상황에 이미 의문을 품었다고도 했다. 마시는 “그해 여름 우리와 맨시티만 돈을 벌었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는 하피냐와 칼빈 필립스를 팔았기 때문에 실제로 돈을 벌었다”며 “맨시티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농담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엘링 홀란 영입 과정도 거론했다. 그는 “맨시티가 홀란을 5200만파운드에 데려왔다고 했을 때도 ‘그래, 그렇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부터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마시에게는 곧 자신의 조국을 상대해야 하는 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는 최근 칠레를 꺾은 데 이어 페루에도 2-0으로 승리했다. 다음 상대는 미국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선수와 지도자로 성장한 마시가 이제 캐나다 감독으로 미국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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