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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10, 2026

태어나는 중인 ‘청소년시’, ‘젊은 시인’ 20명의 모색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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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 l  고선경 외 지음, 창비교육(2026)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 l 고선경 외 지음, 창비교육(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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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의 청소년이라는 세계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는 ‘창비 청소년 시선’ 시리즈의 54번째권인 앤솔러지 시집이다. 20명의 시인이 쓴 청소년시 3편과 시작 노트 1편씩을 묶었다. ‘청소년시’는 말 그대로 청소년을 독자 대상으로 하는 시다. 동시가 어린이를 독자로, (성인) 시가 성인을 독자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이 읽기에 적당한 시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모색된 장르다. ‘청소년시’는 서정 장르, ‘청소년소설’은 서사 장르로 함께 ‘청소년문학’을 구성한다.

지난 20년간 청소년소설이 동화만큼 많이 창작되고 읽힌 데 비해 청소년시는 여전히 새로 태어나는 중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창비 청소년 시선’이란 이름으로 시리즈의 첫번째권인 ‘의자를 신고 달리는’과 두번째권인 ‘처음엔 삐딱하게’가 2015년 동시 출간된 후 지난 10년간 총 50여권의 청소년시집이 나온 것이 청소년시라는 장르를 발생시키고 구성해 온 대표적인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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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를 신고 달리는’과 ‘처음엔 삐딱하게’ 역시 시인들의 청소년시를 묶은 앤솔러지 시집이었고, 시리즈 50번째권인 ‘도넛을 나누는 기분’(창비청소년시선 50 기념 특별 시집)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 책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와 ‘도넛을 나누는 기분’은 편집 구성이 똑같으므로 서로 연결되는 앤솔러지 시집으로 읽으면 된다. 시리즈를 처음 만들 때 그러했듯 청소년시라는 장르를 여러 시인이 각기 모색해 보는 ‘파일럿 프로젝트(Pilot Project)’의 성격으로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이에 참여한 시인들의 이름을 ‘도넛을 나누는 기분’에 이어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까지 살피자니 현재 시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시인’들이 총망라된 느낌이다. 그들이 쓴 청소년시를 읽는 일이 우선 흥미롭지만 그들의 시와 청소년시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살피는 일 또한 재미있다. 아무래도 자신의 시 세계와 청소년시를 좀 더 가까이 연결되게 보여주면서도, 청소년시로서 고유의 특징을 지닌 경우에 눈길이 간다. 청소년시라는 장르에 대한 메타적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문장들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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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걸림이 없는 시가/ 슬픔이 없는 시는 아닌가 보다/ 아무도 죽지 않는 시는 아닌가 보다” (김복희, ‘마음에 걸림이 없는 시’ 중)

“이것도 시냐?/ 이런 건 나도 쓰겠다/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좋아/ 다들 사이좋게 모두가 쓸 수 있는 걸 쓰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자” (황유원, ‘삼십 년 전 나에게 쓰는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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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소년시들이 어디로 흘러가 오늘 3편의 시가 미래에 한권의 시가 될지 무척 기다려진다. 시인들이 ‘시작 노트’에서 보여준, 청소년시 장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더욱 기대와 신뢰를 갖게 만든다.

“어쩌면 청소년 문학은 그래야 하는 게 아닐까. 우스꽝스럽고 재미없고 민망해야 옳은 게 아닐까. 어른의 그럴듯한 감성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작업이 어떤 독자층에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으려나. 나는 어떤 독자에게 가닿으려고 이 시들을 붙잡고 끙끙대는 것일까” (신이인, ‘시작 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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