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의혹 재수사’ 재촉하는 한동훈 입…김건희도 못 누린 ‘역대급 봐주기’ [논썰]
![[논썰] 김건희도 못누린 역대급 봐주기, ‘딸 의혹 재수사’ 재촉하는 한동훈의 입. 한겨레TV](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1200/675/imgdb/original/2026/1016/2026101650253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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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한겨레 ‘논썰’의 박용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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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4년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던 의혹이 지금 재부상한 것은 의혹 규명을 위해 진행됐던 수사가 ‘엉터리·봐주기 수사’였다는 뚜렷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실상을 보면 ‘역대급’이라고 할 만한 봐주기 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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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 이례적인 고강도 수사를 벌였던 장본인이기에, 인사청문회 때 그의 자녀를 둘러싼 ‘허위 스펙’ 의혹이 불거지자 그 자체로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수사 과정에서도 조국 전 장관 경우와 극명히 대조되는 부실 수사가 이뤄졌다면 또 다른 차원의 내로남불이라고 할 것입니다. 겹겹의 내로남불인 셈입니다.
‘허위 스펙’ 의혹 겹겹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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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최근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전자책 표절 문제를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한 의원 딸은 2021년 11월 ‘중학생을 위한 기하학 문제풀이집’(Mathematics workbook: GEOMETRY for middle school students)이라는 영어 전자책을 출간했는데 그 내용이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수학자가 무료로 공개한 수학 자습 웹사이트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책을 아마존에서 유료로 판매했기 때문에 단순 표절을 넘어 저작권 침해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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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의원은 2022년 인사청문회 당시 “원저작자의 동의를 받아 저작권 침해 소지는 없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하지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혹 보도가 나온 뒤) 원저작자가 딸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고, (딸이) 사과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관련 메일을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출간 당시가 아니라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며칠 전”에야 원저작자의 허락을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출간일로부터 6개월가량 지난 뒤에야 허락을 받았으니 그 기간만큼 저작권 침해가 있었던 셈입니다.
한 의원은 최근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한동훈 의원 “민주당이 한동훈 잡겠다고 떼거지로 덤볐던 소위 ‘0.99달러 저작권’ 마타도어는 외국인 저작권자로부터 ‘승낙’까지 받은 사안입니다. 청문회 당시 민주당 측에서 마구잡이식 고발했을 뿐, 문제될 만한 것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아요.”
사실을 호도하는 교묘한 말장난입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문제가 되자 뒤늦게 저작권자에게 사과하고 ‘사후 승낙’을 받았던 것인데, 이런 맥락을 지운 채 ‘승낙’만 강조하며 처음부터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0.99달러 저작권’이라는 표현도 고약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자책 가격이 0.99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별것도 아닌 일처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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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 범죄는 저작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데 ‘사후 승낙’을 한 원저작자는 고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의 저작물을 영리 목적으로 무단 사용한 경우에는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해당 전자책 출판으로 영리를 취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자책의 실물 자료 △출판·절판일 △판매 부수 등을 확보해야 했고 이를 위해 미국과의 형사사법공조가 필요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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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22년 11월 경찰의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검찰이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죠.
박균택 의원 “충격적인 것은 경찰의 사법공조 요청이 검찰을 떠나 법무부와 미국에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공조 요청은 실무상 경찰, 관할 지검, 대검을 거쳐 법무부로 제출되게 돼 있습니다. 제가 확인해봤더니 서울중앙지검이 경찰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고 나서 11일간 쥐고 있다가 경찰에게 반려를 해버립니다. 왜 전담부서인 법무부 국제형사과에 이 자료를 보내지 않고 불송부 처리했던 것일까. 매우 이례적이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실무 경험자들의 의견입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말씀하신 내용은 제가 이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된 내용인데요, 공소청을 통해서 사실관계와 진상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10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결국 경찰은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채 영리 목적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이 사안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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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당시 아들이 미국 대학교에 다녔는데 온라인 쪽지시험을 아버지가 도와줬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은 철저히 공조 수사를 했습니다.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너무 많아서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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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전 뉴스타파 대표 “한동훈 의원 딸이 짧은 시간에 논문을 9편 씁니다. 비슷한 시기에 5권의 전자책을 출판하고. 작성 기간이 논문 9편인데 1년 안에 다 쓴 겁니다. 논문 9편의 학문 분야를 보면, 고등학교 2학년이 ‘한국 철강산업과 인더스트리’, 이게 산업공학이죠. 경제학, ‘국가부채와 경제이론’, 그리고 법학 ‘셔먼 반독점법’, 또 ‘코로나19 수요·공급’은 경제학, 사회학은 ‘파키스탄의 팬데믹 불평등’, 인공지능의 ‘의료 분야 머신러닝’, 국제정치·보건에도 손을 뻗쳤어요, ‘코소보 분쟁 후 교육·의료 개혁’, 인공지능 ‘머신러닝 우울증 분석’, 역사·미디어 ‘전쟁 프로파간다 비교’. 9편의 논문이 7개의 학문 분야에 걸쳐 종횡무진…. 표절이 아닐 수 없었겠죠.”
―10월14일 KINN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 ‘독한기자 킨!’
하지만 경찰 수사는 모두 시늉에 불과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논문 대필 의혹입니다.
한 의원 딸은 2021년 11월 해외 학술지인 ‘ABC Research Alert’에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Does National Debt Matter?)라는 논문을 게재하고 2022년 2월 같은 논문을 미국 기반의 사회과학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SSRN’에도 등록했는데, 이 논문의 문서정보 ‘지은이’ 항목에 ‘벤슨’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케냐 출신의 대필 작가인 ‘벤슨’이라는 인물이 확인됐고 그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해당 논문을 자신이 썼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을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송구하다”며 어정쩡한 유감 표명으로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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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펙을 쌓기 위해 부모 인맥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한동훈 의원 딸은 2020년 11월 부모 지인이 임원으로 있는 기업이 노트북 50대를 복지시설에 기부하도록 연계했다는 공적으로 이듬해 서울시와 인천시의회 표창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기부 행위가 자발적이었고 한 의원 부부가 관여했다고 볼 수 없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국내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만 제대로 했어도 실체 규명이 상당 부분 이뤄졌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국내 전문 개발자의 도움으로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경연대회에 출품한 의혹입니다. 한 의원 딸과 미국에서 입시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모의 두 자녀가 함께 2019년 미국 앱 제작 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는데, 이 출품작을 대리 제작한 개발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크몽(프리랜서 전문가 의뢰 누리집)을 통해 ‘중년의 여성’이 200만원을 주고 방학 숙제용이라며 앱 제작을 의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찰은 압수수색은 물론 당사자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의원은 아예 조사하지 않았고, 한 의원 부인은 한차례 서면조사만 했습니다. 대신 고발인 조사만 6차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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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수사에 새로운 의혹까지
다시 한동훈 의원 딸 의혹으로 돌아와보면, 한 의원 주장과 달리 ‘새로운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검찰의 국제사법공조 묵살, 경찰의 부실 수사 실태가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전자책의 영리 목적을 인정할 수 있는 새로운 정황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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