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기쯤이야” 했다가 낭패…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3가지 식물
정원이나 마당을 꾸밀 때는 보기 좋은 식물인지, 키우기 쉬운지를 먼저 따지기 쉽다. 하지만 심기 전 확인해야 할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제거하기 어려운지다. 처음에는 향긋한 허브나 멋스러운 조경수였던 식물이 관리 범위를 벗어나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거나 이웃집 경계까지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농업·천연자원부의 통합해충관리 프로그램은 민트가 번식력이 강해 정원에서 다른 식물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다며 화분에 심어 기르는 방법을 권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확장센터는 일부 대나무 품종이 땅속줄기를 통해 이웃집 마당과 자연 지역까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담쟁이처럼 벽을 타고 자라는 덩굴식물 역시 관리하지 않으면 주변 식물과 나무를 뒤덮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식물이 모두 나쁜 식물이라는 데 있지 않다. 번식 방식과 생육 특성을 모른 채 심거나, 초기 확산을 방치하면 나중에 관리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점이다.
향긋한 허브 민트, 땅에 심었다가 정원 점령할 수도
민트. 위키피디아
민트는 차와 음료, 요리에 두루 쓰이는 대표적인 허브다. 비교적 키우기 쉽고 잎을 따서 활용할 수 있어 가정에서 재배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화단에 직접 심을 때는 번식 특성을 살펴야 한다.
민트는 땅속줄기인 지하경을 뻗어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낸다. 줄기가 땅 위로 길게 뻗다가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는 방식으로도 번식한다. 따라서 처음 심은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새싹이 올라올 수 있다. 지상부를 잘라내더라도 땅속에 줄기와 뿌리가 남아 있으면 다시 자랄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 통합해충관리 프로그램은 민트의 공격적인 생장 특성을 설명하며 지하경이 주변 화단과 경계로 빠르게 퍼질 수 있다면서 화분 재배를 권장했다.
민트가 퍼지면 단순히 정원이 지저분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른 식물과 햇빛과 공간, 물과 양분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종류의 허브나 꽃을 함께 심은 화단에서는 민트가 넓은 영역을 차지하면서 다른 식물의 생육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예방하려면 처음부터 화분에 심거나, 화단 안에 화분을 묻되 가장자리가 지면 위로 드러나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미 땅에 퍼졌다면 지상부만 자르는 데 그치지 말고 지하경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뿌리와 줄기가 남아 다시 자랄 수 있으므로 제거한 뒤에도 새싹이 올라오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대나무, 품종 확인 없이 심으면 땅속에서 경계 넘어
대나무. 위키피디아
대나무는 줄기가 곧게 뻗고 잎이 빽빽하게 자라 사생활 보호용 울타리나 조경 식물로 활용된다. 하지만 모든 대나무가 같은 방식으로 자라는 것은 아니다. 심기 전 품종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메릴랜드대 확장센터는 대나무를 크게 땅속줄기가 빠르게 뻗어 확산하는 유형과 한곳에 모여 자라는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확산형 대나무는 땅속에서 수평으로 뻗는 줄기에서 새로운 줄기와 뿌리를 만들어낸다. 땅 위에서는 한곳에 심은 대나무처럼 보여도 지하에서는 식재 경계를 넘어 생육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 농업·보건·자연자원대학의 원예 자료에 따르면 일부 확산형 대나무의 지하경은 모주에서 100피트(약 30m) 넘게 뻗을 수 있다. 모든 대나무가 이렇게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품종에 따라 확산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땅속줄기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웃집 잔디밭이나 화단에서 대나무 새순이 올라온 뒤에야 확산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땅속줄기가 남아 있으면 지상부를 잘라내도 다시 자랄 수 있어 제거 작업이 반복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농업·천연자원부의 통합해충관리 프로그램은 확산형 대나무를 심을 경우 땅속줄기의 확산을 막는 장벽을 설치하거나, 애초에 한곳에 모여 자라는 품종을 선택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땅속줄기의 확산을 막는 장벽은 설치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틈이 생기거나 줄기가 위로 넘어오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대나무를 심을 때는 줄기의 색이나 높이만 보고 선택해서는 안 된다. 품종의 생장 유형과 성숙했을 때의 크기, 지하경의 확산 특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 넓게 퍼졌다면 지상부를 자르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땅속줄기를 찾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벽을 뒤덮는 아이비, 나무와 건물에 부담 줄 수도
아이비. 위키피디아
아이비는 짙은 녹색 잎과 길게 뻗는 덩굴 덕분에 벽이나 울타리를 자연스럽게 덮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품종은 관리하지 않으면 주변으로 넓게 퍼질 수 있다.
잉글리시 아이비는 줄기에 달린 흡착근을 이용해 나무껍질과 벽돌, 돌처럼 표면이 거친 곳에 달라붙는다. 땅을 덮는 형태로 자라다가 지지물을 만나면 위로 올라가며, 생장 속도는 조건에 따라 연간 수 피트에 이른다. 성숙한 개체의 덩굴은 나무를 따라 60피트(약 18m) 이상 올라갈 수도 있다.
이 식물이 나무를 뒤덮으면 아래쪽 식물에 도달하는 햇빛을 차단하고, 나무줄기와 가지를 가릴 수 있다. 메릴랜드대 익스텐션은 빽빽하게 자란 잉글리시 아이비가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으며, 나무를 타고 오른 덩굴은 수분을 붙잡고 줄기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 나무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덩굴과 잎에 쌓이는 눈이나 얼음의 무게도 나무가 부러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건물 외벽에 자라도록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흡착근이 표면에 단단히 달라붙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란 덩굴을 제거하는 일이 쉽지 않다. 벽의 표면 상태와 균열 여부에 따라 제거 과정에서 외장재가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이비가 모든 벽을 반드시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며, 건물의 재료와 표면 상태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아이비를 기르려면 덩굴이 뻗어가는 방향과 나무·창문·배수구 등 주변 구조물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거나 원하지 않는 곳까지 번지기 시작했다면 초기에 확산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미 넓게 자란 덩굴은 무리하게 잡아당기기보다 표면이나 나무에 손상을 주지 않는 제거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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