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전망대] 공영방송 새 사장 선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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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에서 새 사장이 선임된 데 이어 한국방송(KBS)에서도 최종 후보자가 선정됐다. 지난해 개정된 방송법에 따라 처음으로 공영방송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교육방송(EBS)도 절차에 돌입해 다음 달이면 공영방송 3사의 사장 선임이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방송문화진흥회와 한국방송 이사회의 사장 선출 결과가 발표되자 정치권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화방송에 이어 한국방송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는 언론의 평가도 나왔다. 과거 공영방송 사장 선임과는 무엇이 달랐기에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일까.
그 배경으로 정치적 후견주의가 약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지만, 이번에는 정부·여당의 개입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사회 구성을 정당 추천에서 시민사회로 다양화하고,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직접 평가·추천하도록 제도를 개편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이른바 ‘유력 후보’가 아닌, 시민평가단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깜짝 후보’도 선택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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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제도적 여건 속에서 이사회와 시민평가단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방송산업 전반이 생존의 위기를 겪는 가운데, 이성주 문화방송 사장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태현 한국방송 사장 후보자 역시 정책발표회에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 대표로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강점으로 부각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공영방송의 변화를 이끌 경영 능력과 콘텐츠 제작·유통의 혁신 역량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방송 3법이 개정된 이후 1년여 동안 여러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후견주의가 약화됐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다. 이는 사장 선임의 책임 주체인 이사회를 비롯해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가 법 개정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 결과다. 하지만 경영진 교체는 변화의 출발점일 뿐이다. 새 사장들이 공약을 이행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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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공영방송의 고질적 병폐인 정치적 후견주의가 약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단순히 정치권력의 일방적인 영향력 행사로 이뤄진 결과가 아니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는 관행이 반복되면서 공영방송 내부에서도 사장에 대한 찬반과 직종·세대 간 갈등이 얽혀 정치병행성이 구조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 정치권의 영향력이 줄었다 하더라도, 인사와 보직, 제작 자율성, 보도의 공정성, 노사 관계 등에 뿌리내린 내부의 진영 갈등과 그에 따른 반목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이번 변화 역시 일시적인 성과에 그칠 수 있다. 공영방송이 정당 간 대결과 대리전의 무대로 전락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일은 신임 사장과 구성원들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공영방송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는 개별 방송사의 노력이나 사장 개인의 역량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새 사장들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불안정한 재원 구조를 개선하고 공적 책무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새 사장들은 각 방송사의 경쟁력과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공영방송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공동 과제를 의제화하고 사회적 논의를 이끄는 책임도 함께 짊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 방송사, 시민사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 두 사장에게 주어진 3년의 임기는 우리 사회가 공영방송 제도를 개혁할 마지막 기회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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