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내려놓고 학교 벽 허문다…‘경기교육 대전환’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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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등교가 설레는 학교, 교사들이 존중받고 교권이 살아있는 학교, 학부모가 안심하고 신뢰하는 학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7월1일 취임사에서 제시한 경기교육의 모습이다. 취임과 함께 ‘경기교육 대전환’을 선언한 안 교육감은 폰 프리 스쿨(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교권 보호·교복 문화 개선·라스(문학·예술·스포츠) 교육·벽 깨기 등 5개 갈래 정책을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8일 취임 100일을 맞은 안 교육감은 “저와 경기도교육청은 선생님을 지키고, 폰을 끄고, 라스를 켜고, 벽을 깨는 일에 집중했다”고 했다. 경기도교육청의 주요 정책을 1∼5호 결재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스마트폰 대신 책과 친구…‘폰 프리 스쿨’
안 교육감의 취임 첫 결재는 ‘폰 프리 스쿨 추진계획’이었다. 학교 일과 중 교육활동과 관계없는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 학생들이 배움과 친구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수업 시간에 더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했다. 안 교육감은 “스마트폰에서 멀어져야 배움에 가까워지고,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져야 학교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며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의 교육활동 회복을 위해 폰 프리 스쿨을 교육공동체와 함께 확산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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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폰 프리 스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폰 프리 스쿨에는 초·중·고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데, 학생 자치회가 신청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스마트폰 사용 문화를 논의하고 학교 현장 변화를 이끌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경기도교육청은 애초 8월 폰 프리 스쿨 실천학교 100곳을 1차로 선정하고 앞으로 300곳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기대보다 높은 참여로 당초 목표의 4배가 넘는 도내 1246곳이 동참했다.
“선생님을 홀로 두지 않겠습니다”…교권 보호 제도화
경기도교육청은 교권 보호를 제도화하는 일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안 교육감은 취임 2호 결재로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단 운영계획에 서명했다. 교육감이 직접 단장을 맡아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과 교육활동 보호 정책을 지휘한다. 현장에서는 전국 최초로 도입한 교권보호전담관이 교사를 지원한다. 초기 상담, 현장 대응, 사실관계 확인, 법률 자문, 심리 지원, 사후 관리를 교육청에서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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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권보호단을 꾸린 뒤 부천시 오정초등학교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지정하고 지원했다. 안 교육감은 교사를 고발한 학부모를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이후 해당 학부모는 교사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고, 인천지방공소청 부천지청은 지난달 22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던 교사를 불기소했다. 교권보호단은 앞으로도 교사를 괴롭히기 위한 악성 고발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제도적 토대도 마련했다. ‘경기도교육청 교권보호전담관 운영 조례’가 지난달 18일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0월7일 공포·시행됐다. 조례에는 교육활동 침해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관의 역할과 운영 기준이 담겼다. 당초 50명을 뽑을 계획이었던 교권보호단은 1823명이 지원하면서 선발 규모를 300명으로 늘렸다. 변호사·의사·경찰 등 전문가 160명, 교원 110명, 경기도민 30명이 참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내년에 조직개편을 거쳐 교권보호국도 신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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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편하게, 학부모 부담은 가볍게…교복 문화 바꾼다
학생의 학교생활과 밀접한 교복 문화도 개선한다. 경기도교육청은 8월5일 ‘편한 교복으로 교복 문화 대전환’을 선언했다. 정장형 교복 중심의 관행을 바꿔 학생 편의와 활동성을 높이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학교 업무를 함께 줄이겠다는 취지다. 안 교육감은 “교육공동체의 충분한 의견을 바탕으로 경기도가 앞장서서 교복 문화 개선을 감행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복 문화 대전환과 관련해 학부모 등과 간담회를 열면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편한 교복으로의 전환과 교복 자율화 공론화, 품질 확보, 교복비 부담 완화, 학교 업무 경감 등이 주요 과제다. 안 교육감은 이를 위해 학생·학부모·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와 소통하며 학교 현장에 맞는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책 읽고 악기 다루고 운동 즐기는 학교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학생들의 일상을 채우는 정책은 ‘라스(RAS) 경기 문예체 교육’이다. 독서(Reading), 예술문화(Arts), 스포츠(Sports)를 교육과정 및 학교생활과 연결해 문해력, 감수성, 협동심, 체력을 함께 키우는 정책이다. 학교별 특색을 살린 문예체 프로젝트와 독서토론, 학생 참여형 공연과 전시, 학교스포츠클럽 등을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과정을 지역 공공도서관·문화예술기관·체육시설과 연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문예체 교육에 200억원, 방과후돌봄 라스에 235억원 등 모두 435억원을 마련했다. 7월에는 76개 학교를 선정해 오케스트라와 인공지능 미디어아트 등 맞춤형 예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아트 온 스쿨’도 가동했다. 도교육청 남부청사 1층에는 학생들의 작품과 교육활동 결과물을 공유하는 ‘라스 갤러리’도 조성했다. 성남 하원초등학교를 우수 운영교 제1호로 지정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실천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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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육감은 인공지능(AI·에이아이) 시대일수록 라스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 라스교육 우수학교인 남양주 오남고등학교를 찾은 안민석 교육감은 학생들이 기획하고 진행한 라스 도슨트를 참관한 뒤 “고등학교가 입시교육으로 라스교육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오남고에서 선도적으로 실천하는 사례를 볼 수 있어 감동을 받았다”며 “에이아이 시대에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데, 라스교육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교육의 ‘벽깨기’
경기도교육청은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를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을 제도화하는 ‘벽깨기 교육’이다. 교육행정과 일반행정 사이 칸막이를 허물고, 지자체·대학·기업의 시설과 인적 자원을 학생의 성장에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학교와 지역이 시설을 서로 개방해 돌봄, 통학, 문예체 교육을 함께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9일 오산 원동초등학교에서는 안 교육감을 비롯해 최교진 교육부장관, 추미애 경기지사, 도내 시장·군수 29명이 함께 ‘벽깨기 협약’을 체결했다. 학교복합시설과 학교시설 개방, 학생 통학 여건 개선, 라스 문예체 교육, 폰 프리와 독서교육, 돌봄·지역자원 연계 등이 협력 과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향후 10년 동안 수영장·도서관·돌봄센터 등 학교복합시설 100곳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 교육감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지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도 31개 시군 중 29곳이 벽깨기 협약을 맺었고 향후 시군별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종교계, 대학, 기업과 벽깨기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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