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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5, 2026

화성으로 가는 설계도, 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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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우주항공청이 마련한 행사가 끝난 뒤 나는 미 항공우주국(NASA) 달 기지 프로그램 총괄 카를로스 가르시아 갈란에게 물었다. 달 기지 2단계 사업이 궤도 추진제 이송에 의존하는 것 아닌지, 그렇다면 결국 이 사업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 성공에 달린 것 아니냐고 말이다. 그는 ‘사람’을 보내는 영역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스타십이 아직 해당 기술을 실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정이 틀어질 경우 대안이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 그의 답은 단호했다. “스타십에 관해서는 아직 계산에 넣지도 않고 있습니다.” 2027년에 과제가 명확히 드러나면 그때 대안을 세운다는 뜻이었다. 그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는 집단입니다.” 기술력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미완성의 가능성을 확정된 일정처럼 다루지 않겠다는 냉정한 판단이다. 나는 지난 2년간, 미국 우주산업의 실체를 이해하고자 텍사스 최남단의 스타베이스를 네 차례 넘게 찾아갔고 수많은 현장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스페이스X: 화성으로 가는 설계도’는 그 집요한 탐사의 기록이다.

숫자가 아니라 경로를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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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반기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계산이 분주해졌다.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매출이나 재사용 로켓 팰컨9 발사 횟수 같은 수치가 쌓이는 한편, 아직 안정적 흑자를 내지 못하는데 회사의 가치가 실적을 한참 앞질렀다는 ‘거품론’ 역시 거세졌다. 낙관론과 회의론 양쪽 모두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이 회사가 어디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는지 그 축적된 경로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스타십은 1926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12.5m를 솟구친 작은 액체연료 로켓이 100년을 발전해온 결과다. 최초의 부분 재사용 우주선이었던 우주왕복선은 과도한 사후 정비 비용 탓에 재사용은 실패로 끝났다. 그 실패가 다음 세대를 자극했다. 일론 머스크의 팰컨1은 세 번 연속 실패한 뒤 파산 직전에 궤도에 올랐고, 이후 팰컨9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재사용이 가능해졌다. 스페이스X가 답을 찾은 사고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품과 프로세스를 과감히 제거하고, 남은 것을 단순화하고, 속도를 높이고, 마지막에 자동화한다. 이 다섯 단계가 바로 24년간의 가속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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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중국 하이난에서 이륙한 창정-10B의 1단 추진체가 해상 회수선 갑판의 그물에 걸렸다.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자국 최초의 발사체 제어 회수라고 발표했다. 같은 시점 스페이스X 부스터(추진체)의 누적 착륙은 600회를 돌파했다. 2025년 발사 횟수만 해도 팰컨9 단독 165회, 중국은 전체 92회다. 회수 방식은 달라도 1단을 재사용한다는 목표는 같고 중국의 신형 발사체 상당수는 착륙 다리와 격자 날개까지 팰컨9를 닮았다. 한 회사가 24년간 밀어붙인 방식을 국가 주도 조직이 뒤따르고 있다면, 그 방식이 이 산업의 표준이 되었다는 뜻이다. 경제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로켓 성능이 아니라 1㎏을 올리는 비용의 임곗값이다.

우리는 우주 경쟁 어디에 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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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고, 2030년까지 6세대(6G) 표준 기반 저궤도 통신위성 2기와 지상 시범망을 구축하는 사업도 막 첫발을 뗐다. 하지만 상업용 궤도망 접근은 사실상 서방 쪽으로 기운 상태다. 정부는 2025년 5월 스타링크와 영국의 인공위성·인터넷 기업 원웹의 국내 공급 협정을 승인했고, 중국 저궤도 위성망은 공식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위성통신 안테나 제조 업체 인텔리안은 원웹에 단말기를 제공하고, 국내 통신사들은 두 서비스를 가져다 재판매한다. 한국은 이미 서방 위성망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여기서 단순히 부품 공급이나 유통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위성통신망을 키워낼 것인가가 앞으로의 10년을 결정한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궤도 생태계 싸움을 벌이는 동안, 한국은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사올 것인가, 여기에 답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 책은 투자 유도서가 아니다. 우주산업을 제대로 읽으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다룬다. 현장에서 발사대를 올려다보면 스타십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도로는 엉망이다. 그러나 이 미완성의 장면이 완성된 모습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미국이 왜 이 회사를 포기할 수 없는지,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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