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초광역특구법’ 발의 강행…노 “사회적 대화 중 기습 추진”
강릉 ITS 세계총회 방문한 김민석 대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2026 강릉 ITS 세계총회’가 열린 강원 강릉올림픽파크를 방문해 자율주행부터 인공지능 기반 교통관제, 차량 통신, 스마트톨링 등 다양한 교통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주 52시간제 예외 등 각종 노동특례가 담긴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은 시한을 두지 않고 노사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는 와중 노동계가 반대해온 특례를 법안에 모두 담아놓고 추후 논의하자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계는 노사정 협의체에서 ‘기습 발의’에 항의하며 회의 연기를 요청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이날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이른바 ‘메가특구법’으로 불렸던 법안으로, 지방에 대규모 산업특구를 조성하고 입주기업에 각종 규제 완화와 재정·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법안에는 노동계가 반대해온 노동특례가 모두 포함됐다.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제 등 적용을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비롯해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최대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외국인투자기업에는 무급휴일을 허용하고 파견근로 대상 업무와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발의된 법안이 최종안은 아니다. 민주당은 노동특례를 포함한 법안과 제외한 법안을 각각 발의해 국회에서 병합 심사할 방침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기상 의원은 21일 노동특례를 제외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노동특례와 기업 지원책을 담은 별도 법안을 이르면 다음주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은 정부가 제안한 사회적 대화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나왔다. 지난달 18일부터 노사정이 참여하는 ‘메가특구특별법 관련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실무협의체가 다섯 차례 열렸는데 지금까지는 정부와 양대노총, 경영계가 돌아가며 입장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노동특례 협의는 시작도 못했다.
이날 오전 열린 5차 회의에선 노동계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인데 법안을 기습적으로 발의한 것에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내부 의견 수렴이 필요한 만큼 차기 회의를 연기하고 논의를 잠정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로 예정됐던 6차 회의는 28일로 연기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회의를 한 차례 미룬 것으로 사회적 대화를 보이콧한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부·여당은 법안 발의 후 노사정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며 “각계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향후 병합 심사를 통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도 “사회적 대화의 시한을 미리 정하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쳐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양대노총은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노동계와 협의도 끝나지 않은 노동특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이중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사회적 대화에서 본격적인 쟁점 논의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개악안이 포함된 법안을 발의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법안 발의를 철회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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