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왕자도 맥주 못 판다”…옥토버페스트의 ‘철옹성’ 장사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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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만든 집안의 왕자도 여기서 맥주를 팔지 못한다.’
지난 19일 개막한 독일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둘러싼 사업권 논쟁을 압축하는 말이다. 1800년대 바이에른 왕가의 결혼 잔치로 시작한 축제이지만 맥주 생산과 관련한 엄격한 조건 탓에 바이에른 왕가의 후손도 이곳에서 맥주를 팔지 못한다는 뜻이다. 200년 넘게 진행된 옥토버페스트에서 현재 맥주를 파는 사업자는 6개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왕세자 루트비히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을 기념해 시작됐다. 왕가의 후손인 루이트폴트 폰 바이에른 왕자는 1980년대 자신이 운영하던 칼텐베르크 양조장 맥주를 축제장에서 팔 수 있게 해달라며 뮌헨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990년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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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뮌헨지방법원은 옥토버페스트를 ‘뮌헨 맥주의 축제’로 보고, 뮌헨시 경계 밖에 있는 칼텐베르크 양조장은 판매 허가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왕가의 역사성이나 양조장의 오랜 전통보다 ‘뮌헨 안에서 생산된 맥주’라는 조건이 우선한 것이다.
옥토버페스트의 문턱은 지금도 높다. 뮌헨시는 보리·홉·물만으로 맥주를 빚도록 한 1487년 ‘뮌헨 맥주순수령’의 전통을 강조하며, 축제장에서 생산 능력과 평판을 갖춘 뮌헨의 전통 양조장 맥주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아우구스티너, 하커프쇼어,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파울라너, 슈파텐 등 6개 양조장 제품만 축제장에 들어온다. 사실상 이들 업체가 공급권을 독점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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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양조장 기징어 브로이는 이 구조에 도전하고 있다. 2006년 차고에서 시작한 기징어 브로이의 창업자 슈테펜 마르크스는 2027년부터 자사 맥주도 옥토버페스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시민 발의를 추진 중이다. 주민투표를 성사시키려면 약 3만5000명의 유효 서명이 필요하다. 기징어 브로이는 뮌헨 안에서 양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양조장 부지에 우물을 파는 사업에도 투자했다.
뮌헨시와 기존 업계는 품질과 지역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규정이라고 맞선다. 축제 맥주는 뮌헨에서 생산되고, 오랜 양조 전통을 지닌 업체가 공급해야 축제의 고유성을 지킬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기징어 브로이는 ‘전통 양조장’이라는 기준이 새 업체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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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은 맥주 판매권에 그치지 않는다. 축제의 핵심 수익 공간인 대형 맥주텐트 운영권도 법정 다툼에 휘말렸다. 텐트 운영은 대체로 양조장과 연계돼 있거나 오랜 영업 기반을 가진 뮌헨의 요식업 가문·사업자들이 맡아 왔다. 현지 식당 ‘뮌히너 슈투븐’의 경영자 알렉산더 에거가 이에 도전한다. 뮌헨시가 텐트 운영자를 선정하면서 오랜 운영 경력과 전통에 높은 점수를 줘 기존 운영자에게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대형 텐트 운영권을 유럽연합(EU) 전역에 공개 입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최고지방법원은 이달 11일 심리에서 에거 쪽 신청이 잠정적으로 부적법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법원은 옥토버페스트 텐트 운영권 배정이 유럽연합 공공조달 규정상 의무적으로 공개 입찰해야 하는 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이 사안이 유럽사법재판소에 회부될 가능성도 현재로써는 낮아졌다. 최종 결정은 다음달 16일 내려질 예정이다.
다음달 4일까지 보름간 열리는 옥토버페스트에는 약 67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축제는 약 18억달러 우리 돈 약 2조40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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