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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0, 2026

범죄 피해자 옆을 지키는 경찰···“당신 잘못은 없습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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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심리 전문요원인 배영지 경사가 지난 19일 대전경찰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피해자심리 전문요원인 배영지 경사가 지난 19일 대전경찰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범죄 피해를 겪은 당사자나 가족들은 잘못이 없는데도 자책을 하고 움츠러드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익명성 뒤에 숨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2차 가해가 피해자들을 더 힘들게 하죠. 그 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아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해요.”

경찰의 날(10월 21일)을 이틀 앞둔 19일 대전경찰청에서 만난 배영지 경사(38)는 ‘피해자 심리지원 경찰관’의 업무를 이렇게 설명했다. 배 경사는 2018년 피해자심리 전문요원 경력 채용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현재는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에서 범죄 피해자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심리학을 전공했다. 석사 취득 후 학교 현장과 교육청에서 전문상담사와 임상심리사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경찰관은 그가 오랫동안 동경하던 직업이었다.

“어릴 때 경찰의 도움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 이후 친절한 경찰관의 이미지가 오래 남아 있었어요. 국민 가장 가까이에서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이 경찰이 아닐까 했고, 전공을 살려 일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피해자심리 전문요원의 업무는 범죄가 발생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에게 수사 절차와 범죄 피해자 권리를 안내한다. 경제적·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기관을 연결해 피해자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주요 지원대상자는 강도, 살인,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들이지만 최근에는 교제 폭력이나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도 늘고 있다.

신변보호 조치 등이 필요한 피해자는 기본적으로 수사관이 관련 조치를 하지만 배 경사도 보호 대상자에게 절차를 안내하고, 안전 확인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피해자심리 전문요원인 배영지 경사가 지난 19일 대전경찰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피해자심리 전문요원인 배영지 경사가 지난 19일 대전경찰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배 경사는 “관계성 범죄뿐만 아니라 범죄 피해자들이 초기에는 강한 방어 기제로 도움을 거부하거나 자신이 피해자란 사실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계속 대화하며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하고 안내하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형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를 돕는 일도 그의 몫이다. 올해 대전에서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 참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 때도 배 경사는 피해자들 곁에 있었다. 배 경사는 “범죄든 재난이든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며 “피해자들이 상처를 딛고 일상을 회복하려면 경찰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들어 업무를 수행하며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2차 가해’다. 배 경사는 “익명성에 기대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반인륜적인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겪는 일이 늘고 있다”며 “범죄 피해를 가십거리처럼 쉽게 얘기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가볍게 치부한 2차 가해도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경사는 범죄 피해자들에게도 당부했다. “몸을 다치면 소독하고 약을 발라야 빨리 낫는 것처럼 불의의 사고나 범죄 피해로 마음을 다쳤을 때도 숨어들지 말고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빨리 회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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