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속도조절론은 냉전시대 전략”
인공지능(AI)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규정한 중국에서 ‘속도조절론’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책으로 이해되며 반발을 사고 있다. 다만 AI가 국가안보와 사회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중국에서도 깊어지고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서방 기업인들이 중국의 AI 우위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위협론을 퍼뜨리고 악의적 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AI 글로벌 거버넌스의 진전을 방해할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를 미국의 ‘기술 우파’로 규정하며 AI 속도조절론이 냉전시대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고 짚었다. 이는 앤트로픽이 AI의 위험성을 주장하면서 중국발 안보 위험을 유력한 근거로 들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는 문샷AI, 딥시크 등 중국 기업들이 가계정이나 해외 중개 서비스를 이용해 각각 수백만건의 질의를 클로드에 입력해 얻은 답변을 바탕으로 자사 AI를 학습시켰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에서도 AI의 악용이나 안보 위험에 대한 우려는 깊다. 다만 속도조절보다는 사전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 중국 기업은 AI 모델 출시 전에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 모델을 등록하고 보안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 1~3개월이 걸린다. 지난 7월부터 AI 챗봇의 가상 연애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등 정서적 의존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도 시행했다. 이 때문에 닛케이아시아는 중국보다 미국의 AI 산업이 더 속도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속도전에 나서는 분야가 미국과 다르다는 점도 미국발 속도조절론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중국 개발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에도 여전히 AI 핵심 기술은 미국이 앞서 있으며 중국은 응용과 상용화 중심으로 경쟁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자국이 통제할 수 없는 해외 AI로 인한 위험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AI 에이전트 오픈클로의 보안 위험을 경고했으며, 7월에는 클로드 삭제를 권고했다. 그렇지만 미·중이 서로의 AI 기술을 우려해 건별로 규제하는 상황은 대중국 기술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미·중은 오는 24일 미국에서 진행할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 중순 AI 안전 대화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양국 모두 자국의 AI 발전 전략이나 군사적 활용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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