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L 기준 달라 사고 재발 시간문제…“남북 소통 채널 있어야”
북, 접경지 발파작업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서 1일 북한군의 전술도로 건설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발파작업으로 흙먼지가 치솟고 있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촬영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상응 조치를 검토하는 가운데, 사고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남북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1일 나온다. DMZ의 험준한 지형 탓에 군사분계선(MDL)에 감시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 데다, 남북의 서로 다른 MDL 기준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지뢰 폭발 사고는 계곡과 능선이 발달해 있어 군의 고정형 감시장비로 관측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에서 발생했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 지뢰를 매설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지난해 9월 위성사진으로 해당 지역의 지형 변화를 포착했고,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작전 중 이번 사고가 일어났다.
군의 감시장비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는 MDL 일대 곳곳에 있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워형 감시장비를 추가하고 전술 도로도 개척하며 감시 범위를 계속해서 넓히고 있는데 MDL 약 250㎞에 대해 (사각지대를) 한꺼번에 해소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사각지대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DMZ에 비무장 드론을 띄워 공중 정찰을 하는 것”이라며 “다만 유엔군사령부의 비행 승인이 필요하고 군사적 긴장 요소가 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남과 북, 유엔사가 서로 다른 MDL 기준선을 갖고 있다는 점도 사후 대응과 재발 방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당시 MDL을 따라 유엔사와 북한군에 의해 말뚝 1292개가 200~300m 간격으로 세워졌는데 유실, 자연 풍화 등으로 현재는 181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현장에서 말뚝과 말뚝 사이 어느 지점을 MDL로 볼지 인식차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MDL을 판별하는 좌표 기준도 다르다. 한국군과 유엔사는 미국의 위성항법장치(GPS) 체계를 쓰지만, 북한은 러시아 위성항법체계(글로나스)를 사용해 같은 지점의 좌표값이 서로 다르다. 합참은 지난해 MDL의 약 60% 지점에서 한국군과 유엔사의 기준선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남과 북, 유엔사 간 군사 회담을 통해 MDL 기준선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책임 소재도 가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건을 계기로 북측에 ‘(MDL에 관해) 서로 확인을 하자,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고수 중인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뢰 사고처럼 북한의 책임을 따져야 하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선 남북 간 소통 채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선 우발적인 사건이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어 강도 높은 대응에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발적 충돌 위험이 고조된 상황이므로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긴급 군사 통신선의 재가동을 북측에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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