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계약학과’ 늘린다는데 대기업 참여 7곳뿐···중견기업은 ‘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부가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현재 계약학과의 기업 참여 기반은 일부 대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연계 학과 18개에 참여한 기업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7곳에 그쳤고 중견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참여한 학과는 없었다. 지역대학의 계약학과를 늘리려면 각 지역의 산업과 연계할 기업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2026년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현황’을 보면 지난 6월30일 기준 학사 및 학·석사통합 과정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전국 38개다.
참여 주체별로 보면 대기업이 참여한 학과가 18개로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이 참여한 학과는 10개,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학과는 8개였다. 중견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참여한 학과는 한 곳도 없었다.
대기업 연계 학과 18개에 참여한 기업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유플러스·LG디스플레이·삼성SDI·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7곳이다. 소수 기업이 여러 대학과 계약을 맺은 구조다. 18개 학과 가운데 12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설치돼 있었다. 비수도권 6개 가운데 5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등 이공계 특성화대였고 일반대는 경북대가 유일했다. 전체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범위를 넓혀도 거점국립대 중에서는 경북대와 충남대 2곳만 학과를 운영하고 있었다.
소수 대기업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대학과 계약을 맺으면서 학과 분야도 반도체·차세대통신·정보보호·배터리·디스플레이·모빌리티 등 기업의 주력 첨단산업에 집중됐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의 중소기업 연계 계약학과는 다수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면서 분야도 상대적으로 다양했다. 남서울대는 미용·향장 분야, 상명대 천안캠퍼스는 바이오푸드테크와 스마트 정보기술(IT), 청운대는 호텔외식 분야에서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지역 계약학과 확대 구상이 성공하려면 참여기업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 등을 통해 거점국립대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규모를 2030년까지 교당 8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전략산업과 대학을 연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양성하고 취업과 정착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중견기업과 지역대학의 연계를 확대하려는 별도 인력양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2023년부터 ‘중견기업-지역 혁신 얼라이언스’를 통해 지역 대학과 중견기업이 공동 연구개발과 석·박사급 인재 양성·채용을 추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참여 대학을 7곳으로 확대하고 국비 57억원을 투입했다. 한국교통대는 코스모신소재·파워로직스와 이차전지 분야 인력을, 전북대는 DH오토리드·한솔케미칼 등과 모빌리티·이차전지 분야 인력을 양성하는 식이다.
고 의원은 “취업·구인난 해소 및 산업 맞춤형 인재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대학 계약학과 확대는 필요한 일”이라며 “중견기업 및 지역주력산업 기업, 공공기관이 대학과 손잡을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가 더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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