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테크 ‘AI 위험론’에 중국 반발…“기술 진전 방해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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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속도조절론’을 내세워 중국을 향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자 중국이 “인공지능 글로벌 거버넌스의 진전을 방해할 뿐”이라며 받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인공지능 규제 강화에 거듭 선을 그었다. 미국 인공지능 업계가 쏘아 올린 속도조절론이 중국에는 진입 장벽을 높이는 ‘사다리 걷어차기’로, 미국에는 중국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우려로 양국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모양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서방 기업인들이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거라고 주장한 데 대해 “위협론을 퍼뜨리고 악의적 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내놓은 반응은 한층 노골적이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아모데이 글의 진정한 의도는 “기술 장벽과 규제 독점을 통해 중국의 인공지능 개발을 억제하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워싱턴의 독점적 패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라며 “이른바 ‘침묵의 인공지능 냉전’은 위선적이고 근시안적”이라고 짚었다. 미국 쪽 속도조절론이 “상업적 이해관계에 따른 적대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반발도 나왔다.
이는 지난 12일 아모데이가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에 서는 것은 미국과 세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중국에 대한 제한 조처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그는 고성능 칩과 반도체 제조 장비 판매 금지, 허가 없는 증류 행위 금지 등을 통해 인공지능이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해지는 향후 3~5년 동안 중국의 성장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만 개발 속도를 늦추면 중국에 뒤질 수 있으니, 중국에 대한 제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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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데이의 주장에 샘 올트먼 오픈에이아이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등 주요 인공지능 기업 수장들이 잇따라 동의를 표했다. 산업계와 별개로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14일 성명을 내어 “프런티어(최상위)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전례 없는 위험에 맞게 조정된 긴급한 조처”를 각국에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일축했다. 그는 13일 취재진에 “우리는 인공지능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솔직히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인공지능에서 승리하는 자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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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를 믿지 못해 먼저 제동을 걸기 어려운 ‘죄수의 딜레마’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양국이 첨단 인공지능 개발 중단과 초지능 금지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며, 냉전기 미국-소련 핵 군축 협상처럼 정상 간 담판을 요구했다.
속도조절론은 미국 정치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0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비공개 민주당 모금 행사에서 인공지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당이 공개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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