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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5, 2026

[단독] ‘직원 1명’ 사업장서 성희롱 인정…100만원 받고 소송비 400만원 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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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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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리점(GA) 30대 여성 계약직 ㄱ씨는 2024년 9월 입사 뒤 회식자리에서 사업주에게 “(술) 한번 따라봐”라는 말을 들었다. ‘남자들끼리 술을 마시면 여자들이 술을 따라주고 말동무를 해주며 팁을 받는 특정 가게’ 이야기가 오간 직후였다. 당황한 ㄱ씨가 술을 따르지 않자, 사업주는 “농담”이라며 웃었다. 다음날 출근한 ㄱ씨는 회식자리 발언이 성희롱이란 점을 지적하며 사업주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주는 성희롱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고, 얼마 후 “오늘까지만 나오시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사실상 해고를 통보했다.

ㄱ씨가 일하던 보험대리점은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모두 특수고용노동자로 사업계약을 맺고 있어, 사업주를 제외한 직원은 ㄱ씨 1명뿐이었다. 현행 근로기준법 대부분의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ㄱ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없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14조는 사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사업주가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등을 제공하고, 사건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주가 가해자인데다, 그와 단둘이 근무하는 ㄱ씨에겐 적용이 어려웠다.

결국 ㄱ씨는 2천만원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내 1·2심에서 연이어 일부 승소했다. 5일 ㄱ씨의 판결문을 보면, 1심은 400만원을, 2심은 100만원의 피해를 인정했고 사업주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판단했다. 노동청도 이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보고 사업장에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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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ㄱ씨는 손해배상으로 100만원을 받고 400만원 가까운 소송비용을 물게 될 상황에 내몰렸다. 2심 재판부가 ㄱ씨에게 소송비용의 90%를 부담하라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ㄱ씨가 청구한 2천만원 가운데 100만원만 피해로 인정된 점을 반영해 ‘관례’대로 결정된 소송비 부담 비율이다. ㄱ씨는 상고했지만, 3천만원 이하 소액사건은 대법원에서 다루지 않는 탓에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ㄱ씨는 “성희롱이 인정됐음에도, 피해자인 내가 가해자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 채로 재판이 마무리된다면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참지 않으면 더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신호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취약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선 변호사(법무법인 공감)는 “언어 성희롱은 이길 가능성이 낮고 피해 인정금액도 적어 법정에서 다투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런데도 ㄱ씨가 낸 소송은 공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며 “취약한 노동자가 공익적 성격의 소송을 제기할 땐 기계적으로 소송비용을 나누지 말고 사정을 참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정 노무사(노무법인 돌꽃)는 “5인 미만 사업장 계약직이라 구제받을 수 있는 법·제도의 범위도 좁은 것”이라며 “5인 이상 사업장에 한정해 법률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11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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